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월요일이었습니다. 기다렸던 이유는 다름아닌 '성균관 스캔들'하는 날이라지요.
저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듯 오전 내내 인터넷이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아주 늦게 시청하였답니다..흑흑...
인터넷으로만 한국 TV를 볼 수 있는 딴나라 사는 사람의 비애(?)로군요.

오늘 성균관 스캔들 5회는 원작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답니다.
정약용 박사가 김윤식이 여자인 것을 알게되어 겪는 마음의 갈등, 그로 인한 김윤희의 불안감, 김윤식에게 한가닥 희망을 주고 싶은 이선준, 김윤식이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문재신 등 오늘 5회 역시 성균관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며졌습니다.
성균관은 임금이 직접 주관할 '대사례' 준비로 한창 바쁘게 돌아가고, 등장 인물들의 갈등 또한 이 대사례를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김윤희가 어쩌면 성균관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고, 김윤희를 둘러싼 우정도 아닌, 사랑도 아닌 애매한 감정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생겨나고 있군요.
그래서 크나큰 사건이나 반전은 없었지만 주옥같은 대사들이 쏟아졌던 5회를 각 인물들의 입장에서 한번 다시 써볼려고 합니다.


정약용

김윤식이 엎혀 들어왔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모양이다.
맥을 짚어봤다. 어딘가 이상하다. 혹 이 아이는...여자인 것인가?
깨어난 그 아이에게 직접 물어봤다. 계집이냐?
그 아이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출사를 위해 모인 이 성균관에 여자라니...변명과 핑계를 대지마라는 호통을 치고는 처결을 기다리라 했다.
내가 존경했던 스승 김승헌...그의 여식이 바로 내 눈앞에 있다. 그것도 이 성균관에...
어릴 적 영특했던 윤희가 떠오른다.
어떤 처결을 내려야할지 모르겠다.
스승 김승헌의 아들이 바로 김윤식임을 알게된 임금께도 참을 고하지 못했다. 
금등지사도 윤희 그 아이의 일도 내가 풀기엔 너무나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김윤희

스승님께 내가 여자라는 것을 틀켜버렸다. 어떤 처결을 내리시더라도 달게 받겠다 하였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것만 같다.
다른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말을 할 수도 없다. 마음대로 울 수도 없다.
이선준 상유는 이런 내게 대사례 활쏘는 연습을 하자고 한다.
활을 제대로 쏘지 못하는 내게 이선준 상유는 자꾸 "다시"라고 외친다.
활을 쏘면서 예전 일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화가 난다. 지친다. 지쳐서 모든 걸 그만 두고 싶어졌다.
괜시리 그에게 화풀이를 했다.
나는 보잘 것 없고 가난한 가문 출신이라 당신같이 유유자적하게 활을 배울 시간이 없었다 비아냥거려 버렸다.
세상을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이라 비꼬아 버렸다.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되었다 화를 냈다.
내겐 기적만이 살 길인 것 같았다.
그냥 그에게 화풀이를 했다.
화난 날 뒤쫓아오던 그가 다쳤다.
그 몸으로 활을 다시 쏘겠다고 한다. 미련한 사람...
그는 정말 기적을 만들어냈다.
왼손으로 몰기에 성공했다. 정말 해냈다.
그는 나에게 기적을 보여줬다. 이젠 내 차례다.
살아 처음 느끼는 이런 감정들, 배움들 놓치고 싶지 않다.
학문이란 무엇인지 난생처음 질문도 가지게 되었고,
난생처음 나의 재주를 알아주는 이도 만났고,
난생처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도 이곳 성균관에서 만났다.
스승님께 무릎 꿇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꿀 기회....
'여자' 김윤희가 아닌, '인간' 김윤희로 당당히 세상과 맞서고 싶어졌다.
 

이선준

김윤식 상유가 쓰러졌다.
이 모든 것이 나로 말미암아 생긴 일이다.
장의 하인수를 찾아갔다.
우리 중이방이 임금도 못해내는 탕평책을 이뤄냈다며 비아냥거렸다.
나는 당색을 떠나 화합하는 탕평을 꿈꾼다. 그것이 한낱 꿈일지라도 내가 바라는 이상향이다.
대사례에 나가 우리 접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윤식을 찾아 나섰다.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약방에 다녀온 후 따뜻한 말 한마디 못건냈다.
그가 보인다.
그저 몸은 이제 괜찮냐는 말 한마디 밖에 못했다.
뒤돌아서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왔다.
난 그가, 안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그가 당당히 맞서고 스스로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과녘앞에 당당히 서서 활시위를 당기는 것처럼...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더욱 혹독하게 활 연습을 시켰다.
그가 지쳐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
난 그를 도와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때까지...
작은 사고로 다쳐버렸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내 자신을 위해서라기 보다 김윤식에게 그가 그렇게 애타게 찾는 '기적'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모하다고 해도 좋다. 편법을 쓰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나이니까...
밤낮으로 왼손으로 활쏘는 연습을 했다.
비오는 어느 날, 드디어 나는 김윤식에게 기적을 보여줬다.
바보같은 내가 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 밖엔 없다.



문재신

김윤식, 그 녀석이 쓰러졌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 녀석을 들쳐 업고 정약용 박사한테 데려갔다.
그 녀석이 걱정된다.
장의 이 놈을 죽여놓고 싶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그 녀석을 저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아무도 없는 명륜당에 언제나 그렇듯 누워있었다.
성가시게 귀찮은 여림 녀석을 보내고 조용히 잠을 청하려는데 어디서 인기척이 난다.
그 녀석이다.
좁은 어깨를 웅크리고 그 녀석이 울고 있다.
신경쓰지 말자. 다시 제자리에 누웠다.
아...자꾸만 신경쓰인다. 저 녀석...
그 녀석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고 있다.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난 달리 방법을 모른다.
그냥 그 녀석이 실컷 울게 자리나 비워줄 밖에...
이선준, 이 녀석은 김윤식을 가만놔두지 않는다.
험한 일을 당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활 똑바로 못 쏜다고 난리를 떤다.
하지만, 이선준을 다치게 만든 녀석들이 바로 동재 소론놈들이라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대물 녀석...그 녀석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힘들어하는 그 녀석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
나무위에 걸터앉아 그 녀석에게 줄 물건을 하나 만들었다.
그 녀석을 위로해주고 싶다.
그 녀석이 자꾸만 신경쓰인다.



구용하

대물 녀석 쓰러져서 약방엘 다녀왔다.
그런데 뭔가 수상하다. 스승님에게서 뭔가 냄새가 난다.
괜시리 스승님을 떠봤다가 큰 일날 뻔했다.
대물 녀석에겐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알면 아주 큰 일나는...그래서 나는 더 알고 싶다.
장의는 이선준을 갖고 싶다한다. 지발로 장의곁으로 오길 바란다고 한다.
뭐...나야 상관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 꽤나 즐겁다.
그래도 이선준을 다치게 한 녀석이 누군지 궁금하다. 장의는 아니라고 하니 과연 누굴까?
대물 녀석을 만났다.
뜬금없이 내게 왜 성균관에 있냐고 물어본다.
갑작스런 질문에, 이 답답한 조선 사회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신분질서에 저항하기 위해서라고 답해버렸다.
내 생각을 들킨 것 같아 뜨끔했다.
이내 다른 말로 둘러댔다. 다행이다. 내 생각은 들키지 않은 것 같아서...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그냥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았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대사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보고 느낀 것은 많았으나 능력이 부족하여 그 느낌과 그 감동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회에서 참 마음에 드는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김윤희, 이선준, 문재신의 잠못드는 밤을 잘 묘사한 장면이었습니다. 김윤희가 걱정되나 아는 척 할 수 없어 세명 모두 한방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 모습...
아주 잘 표현된 명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은 그 명장면으로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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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칼촌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