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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성균관 스캔들

성균관 스캔들 9강, 세기(世紀)의 조련사 정조가 더욱 빛났던 한 회


월요일이 오는 것이 무지하게 싫었던 저에게 월요병을 단숨에 없애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벌서 9회를 맞이했습니다.
사실 지난주 예고편으로 미루어 짐작했을땐 좀 더 달달한 씬들을 상상했었는데, 이번 9강은 그런 사랑타령보다 정조로 인해 사회문제에 눈뜨게 된 4인방 이야기가 저에겐 더 와닿았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정조(正祖)'라는 임금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답니다.
영조-사도세자-정조로 이어지는 그 시절 그 역사는 현대에 와서 참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그런지 종종 드라마의 소재로, 혹은 영화의 소재로,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성균관 스캔들에서도 이번 9강을 통해서 미루어 짐작컨대, 정조의 역할이 아주 비중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금등지사와 탕평책, 그리고 오늘 두각된 '금난전권'에 대한 이야기가 앞으로 풀어지겠지요.
저는 정조를 통해서 국가 지도자가 가져야할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인재를 보는 눈, 서민(백성)을 살피는 마음 등을 한번쯤 생각하게 되네요.

드라마속 정조는 알듯 말듯한 부드러운 미소속에 항상 일침을 가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군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화를 내거나, 호통을 치고 권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상대를 제압합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저는 내내 이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인 '정조'를 잘금 4인방 이상으로 아끼게 되네요. 


오늘 이야기의 큰 줄기는 성균관에 도둑이 들어 김윤식이 그 도둑으로 몰려 성균관에서 출재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때 정조가 나타나 순두전강 시험으로 김윤식이 유죄라고 생각하는 편과 무죄라고 생각하는 편을 나누어 토론을 하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정조는 이 순두전강 시험을 통해 성균관에 든 작은 도둑을 잡기 위함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어있는 큰 도둑을 잡기 위해서, 그리고 그 진실을 마주하여 이겨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정조가 4인방을 조련(調練)하는 과정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이후 '금등지사'문제도 맡길 수 있는 사람도 찾아내기 위함이지요.

이번 9강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운종가 시장의 생계형 좀도둑들이 아니라 시전상인 외 시장에서 난전을 금지했던 '금난전권'이라는 제도를 앞세워 시전상인과 결탁하여 이득을 취하고 있는 큰 도둑, 바로 노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시절 역시 정경유착이 큰 사회적 문제였나봅니다. 뒷배를 봐주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이야기...현실에서도 있음직한 이야기지요.

병판과 시전행수의 은밀한 뒷거래


우찌되었든 잘금 4인방은 조련사 정조의 손에 이끌렸던, 스스로의 힘에 이끌렸던 이 사회문제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김윤식을 옹호하기 위해 시작된 일이라고 할지라도 이후 네사람은 사회 부조리에 함께 흥분하고 그 대안들을 찾아내겠지요.
시장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던 4인방을 바라보던 정조는 이렇게 말하지요.
저들이 지금 배우는 것은 불의한 세상에 대한 분노, 이 부정한 세상에서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스스로에 대한 분노라고 말이지요.
이것이 바로 정조가 원하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진정한 인재를 길러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자~이제 9강의 자세한 내용들 살펴보실까요?
(내용이 좀 깁니다. 이 드라마를 보시지 않는 분들은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지난회 마지막에 매몰차게 선준에게 등을 돌렸던 윤희의 모습으로 이번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왜 저렇게 윤희이 선준에게 화를 낼까 처음에 의아해했던 장면입니다.
갑자기 왠 자존심? 했다가 생각해보니 윤희의 마음은 이미 선준앞에선 여자였던 것이지요. 좋아하는 남자에게 동정받았다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상한 모양입니다. 만약 남자 대 남자였다면 저 정도로 화를 내진 않았겠지요.


재신 역시 집으로 돌아갔군요. 아버지 대사헌은 다친 아들을 위해 약을 준비해 옵니다. 아들이 홍벽서임을 알고 보호하고픈 아비의 마음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재신은 아버지로 부터 김윤식이 자신의 형과 함께 금등지사를 상소하다 죽은 김승헌의 아들임을 듣게 되지요.
이 사실때문에 앞으로 재신은 윤희를 여자로 좋아하기 보다는 시놉시스에 나왔던 것 처럼 여동생을 보호하고 싶은 오빠의 역할을 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준의 집에서도 난리가 났군요. 성균관을 나와 부용화와 혼인후 대과를 준비하라는 아버지의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회 일명 '부용화의 난'이라고 회자될 만큼 그 파장이 컸던지라 이번주도 혹시 하였는데, 다행히(!) 혼인얘기가 오고가는 가운데 혼자 신이 난 효은낭자의 모습만 볼 수 있었습니다. 효은낭자 신나셨군요.


성균관으로 돌아온 유생들은 각자 집에서 값나가는 물건들을 가져오지요. 하지만 부잣집 도련님 구용하에겐 누가 당하겠습니까...1년여를 기다려 받은 수제 '자금성'으로 다른 유생들을 조용히 시키는군요.


집에서 놀라운 소식을 안고 돌아온 문재신...대물을 찾아 여기저기를 헤매입니다.
이 시각 윤희는 명륜당에서 세책방 황가에게서 받아온 연서 대필을 하고 있었다지요.


드디어 대물을 만난 재신...혹시나 해서 아버지께 들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볼려고 하지만, 윤희는 전혀 모른다는 표정을 짓고 있네요.


우리의 여림 구용하의 뛰어난 활약이 돋보였던 한 회였습니다. 어렵사리 손에 넣은 '자금성'이 좀도둑의 손에 들어가버렸네요. 저 이글거리는 눈, '도둑놈'이라고 외치는 입술...여림이 많이 흥분하셨습니다. 그 도둑땜에...


성균관에 도둑이 들어 귀중품들을 모두 털어가버렸네요. 약방에 있던 약재마저도...
바깥에 도둑이 장물과 약재을 팔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온 서리가 내민것은 바로 김윤식의 호패였습니다.
짤없이 도둑으로 몰렸네요.


이때 정조께서 친히 납시어 앞서 제가 말씀드린 순두전강 시험을 편갈라 치르겠다고 합니다. 윤희편은 바로 구용하, 문재신, 이선준이지요.


순두전강 시험을 위해 이틀 동안 정조가 성균관 유생에게 한성부 권지(인턴)를 하면서 이 도둑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줍니다.
우리의 걸오...역시나 관복을 제대로 입지 않으셨네요. 거기다 여림...똑같은 관복은 사람의 상상력을 헤친다는 이유로 아주 화려한 옷으로 나타나셨습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운종가에서 자라고 난 구용하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아마 구용하가 없었으면 시전행수 송영태의 집 수장고에 장물과 거래장부가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을테니까요.


이번에도 예전 대사례에서처럼 미묘한 삼각관계를 잘 표현한 장면이 나왔답니다.
윤희가 다칠까봐 본능적으로 몸으로 감싼 재신, 그걸 바라보는 선준...그리고 다시 시작된 재신의 딸꾹질...
하지만 눈치없는 윤희... - -;;


한성부 관원들이 시장에서 난전을 단속하는 모습을 보고 비로소 사회 불의에 대해 분노하는 4인방...
정조의 바램대로 비로소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지요.


젊은 시절 술잔을 기울이며 이 사회는 왜 이런가, 이런 모순이 있는가...하며 분노했던 젊은이들의 모습을 이 드라마에서 그대로 그려내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참 귀여웠던 장면 중 하나랍니다. 가끔은 흐트러지는 모습,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준이 잘 나타난 장면이지요. 소심한 복수를 위해 술취한 관원들을 한데 묶은 나머지 세명에게 글을 아는 선비가 할 짓이 아니라고 정색을 하더니만 이내 술취한 관원의 볼에 '도적'을 새겨넣는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선준이의 모습, 참 사랑스럽네요.


윤희의 결백을 밝히고, 정조가 말한 더 큰 도둑을 찾을 수 있는 시전행수의 장부를 훔쳐내기 위해 잠입한 선준과 용하...하지만 눈치빠른 장의 하인수에 눈에 들키고 병판의 지시로 관군이 연회 중이던 시전행수 집으로 선준을 잡기 위해 들이닥치게 됩니다. 병판과 장의 사이로 초선이가 알듯 말듯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네요.
초선이가 왠지 나중에 큰 도움을 줄 듯 싶습니다.
관군이 들이닥치는 시각, 선준은 찾고자 했던 그 장부를 찾게되지만, 자신을 찾는 관군들의 소리에 놀라게 되지요. 이때 들어서는 아리따운 여인네가 있었으니....


바로 여장을 한 김윤식...
어떻게 수장고에서 관군을 피해 잘 빠져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면 하나로 선준이는 아마 윤희에게서 헤어나지 못할 듯 합니다.캬~
소설에서 나오듯이 자신이 '남색'이 아닌지 아주 고심하고 괴로워하게 되겠군요.
곰탱이 같은 선준이는 좀 당해도 쌉니다.하하....


오늘 역시 이 드라마를 단숨에 봤습니다.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진정한 지식인, 패기넘치는 젊음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들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가치있었던 한 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 뒤에는 제대로 조련질을 하고 계신 정조의 역할이 아주 컸지요.
그리고, 그간 좀 분량이 적지 않았나 했던 여림 구용하의 포텐셜이 드디어 터지는 한 회였기도 합니다.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어떻게 이 난국을 해결해 나갈지, 정조가 아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이들 4인방의 역할이 아주 기대됩니다.
유난히 길고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