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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성균관 스캔들

성균관 스캔들, 원작과 무엇이 다르나

얼마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보고 나서 원작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어 보았습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후 2-3일만에 다 읽어버렸네요. 아마 책만 집중해서 읽었다면 하루만에도 다 읽었을 듯 합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이야기지요.
저는 드라마를 먼저 봐서 그런지 소설을 읽을 때 드라마에 캐스팅된 인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사실 저만의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는 박탈되었지만, 그래도 소설을 읽어나가는데는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장면 하나하나를 실제 인물들로 대체할 수 있었기에 더 재미난다고나 할까요?
드라마도 그렇지만, 소설 역시 어쩌면 여성취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저같은 아줌마도 가슴설레이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오늘 새벽까지 밤새워가며 소설을 읽었는데, 그 감동이 가시기전에 원작 소설과 드라마를 제 나름대로 비교해볼려고 합니다.


등장인물


소설에는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아주 미미한 부분을 담당했던 인물이 드라마에서는 크게 부각되었답니다.
그 예로 성균관 장의인 하인수, 정약용, 좌의정 이정무, 병조판서 하우규 등이 그 예가 되겠습니다.


성균관의 학생회장 격인 '장의' 하인수는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갈등을 고조화하는 악역을 맡은 아주 비중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선준과 라이벌인 인물로 극중 병조판서의 아들이자, 효은의 오라비로 나오지요.


또한 이선준의 아버지인 좌의정 이정무(김갑수 역)의 경우, 소설에서는 후반부 이선준이 대과에 응시하고 또한 김윤희와의 일을 풀어갈때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노론의 실세로 그 비중 역시 커졌습니다. 김갑수씨가 역할을 맡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그 비중은 드라마에서 꽤나 클 듯 싶습니다.

하인수의 아버지이자 또다른 노론인 병판 하우규(이재용 역) 역시 그 비중이 소설에 비해 아주 커졌습니다.
소설 속의 병판은 자신의 딸 효은과 이선준을 엮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선준의 거절에 '홍벽서' 누명을 뒤집어 씌우는 역할로 나온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초반부터 이선준 외에 김윤희, 초선과도 마주하게 되었네요.


성균관 박사 정약용의 경우 원작에서는 전혀 언급이 안된 역할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성균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김윤희의 비밀을 알아내게될 중요한 역할이지요.
거기다가 정조로 부터의 밀명 역시 지닌 자로써 앞으로 '금등지사'의 비밀을 풀어내는데 큰 역할을 할 듯 싶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격 및 배경







원작 소설과 비교했을때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역할은 바로 여림 구용하(송중기 역)였습니다.
주색잡기에 능하고 능글능글맞기도 하면서 그 옷차림은 화려하고...하지만 김윤희를 비롯 다른 유생들이 어려울때 도와주는 무당무파의 구용하...
처음부터 김윤식을 여자로 의심하는 인물로 항상 김윤식에게 관심을 가지고 또 도와주는 역할이지요.
아직 드라마가 초반부라 구용하의 뒷배경에 대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구용하 역시 아픔을 지닌 인물로 소설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드라마와 원작 사이의 괴리가 전혀 없는 인물로 뽑고 싶습니다.


원칙주의자 가랑 이선준...
원작에서는 원칙을 중요시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 완벽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지요.
하지만 드라마에선 원작보다 이선준의 까칠한 면이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원작에서는 나중에 김윤희와 깨볶는 애정씬이 장난이 아니지만, 드라마에서는 지금 상태로 보아 이 까칠함때문에 원작만큼 깨를 볶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도 완벽주의자처럼 보이는 겉모습 뒤로 드라마에서는 종종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 흥미가 가는 인물입니다.


대물 김윤희 혹은 김윤식...
소설에서는 여자 키 치고는 큰 편이라는 묘사가 나옵니다. 김윤희 역의 박민영 씨가 좀 더 키가 컸으면 소설과 아주 흡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 드라마의 모습은 나름 아주 앙증맞고 귀엽네요. 같은 여자가 봐도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지난주 4회에서 김윤희가 대사성 김승헌의 여식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원작에서는 가난한 남인출신의 여식이라는 것 외에 '김승헌'이라는 아버지가 있다는 언급은 없었습니다.
아마 드라마에서 '금등지사'와 관련해서 아주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승헌이기 때문에 김윤희의 출신배경이 원작과는 조금 틀려 달라질 것 같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같은 걸오 문재신...
문재신의 역할이나 배경은 원작이나 드라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원작에서는 김윤식이 여자라는 사실을 제일 먼저 눈으로 확인하는 인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그게 박사 정약용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홍벽서'와 관련하여 문재신이 소설에서는 주로 조정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홍벽서를 만들지만, 드라마에서는 주된 내용이 '금등지사'와 관련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소설에서 걸오는 김윤식 때문에 가슴앓이를 많이 하지요. 여자임을 알고 나서는 더더욱...
드라마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대물 김윤식을 마음에 품은 기생 초선...
그녀는 원작 소설에서든 드라마에서든 뭇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천하 제일의 기생으로 나옵니다.
다만, 원작에서는 김윤식을 마음에 두고 사모하였으나 질투도 많고 독점욕도 강한 여자로 묘사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김윤식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에 칼을 들고 설칠만큼 무서운 모습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의 초선은 좀 더 아픔이 있어 보이고, 좀 더 기품이 있는 묘한 매력을 가진 여자로 보여집니다. 아무리 드라마이지만, 아비 평판대감과 아들 하인수가 동시에 초선을 갖고 싶어하는 설정은 좀 보기가 그렇더군요. 어찌되었든 병판대감과 하인수의 등장으로 초선의 뒷배경도 꽤나 원작에서보다 복잡해질 듯 싶습니다.


부용화 효은...
병판의 딸로 이선준을 사모하는 인물이지요.
원작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이선준을 사모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원작과 다르게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효은의 모습은 좀 경박스러워 보입니다.
소설에서는 효은이 직접 이선준을 만나기도 하고 서찰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후에 아버지 병판에게 부탁하여 이선준과 혼인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지요.
그러나 드라마에서의 효은은 원작의 그녀에 비해 많이 가벼워 보입니다. 아마 드라마를 직접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듯 싶습니다.



역사적 요소의 가미



원작과 드라마 모두 역사적 배경은 조선시대 정조때입니다.
원작과 다른 것은 역사적인 사건, 즉 '금등지사'에 관한 것을 드라마에서 다룬다는 것입니다.
소설에서의 정조는 인재를 아끼고 젊은 피를 조정에 수혈하고 싶어하는 군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김윤식이 여자임을 알게 되어도 모른척해주는 자상한 군왕이기도 합니다.
다른 구체적인 역사적인 요소는 원작에서는 엮어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런 소설 속의 군왕의 모습 외에도 노론세력을 견제하고 '금등지사'를 찾아내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즉, 원작에서는 인재와 지식을 사랑하는 군왕의 모습을, 드라마에서는 좀 더 정치적인 군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드라마에서는 흔히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비리와 권모술수를 구경하게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은 원작과 그 큰 줄기는 비슷합니다.
가장 큰 모티브인 남장한 김윤희가 성균관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갈 이야기는 드라마와 원작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제가 위에서 언급한 몇 몇 차이점들이 어쩌면 드라마를 소설에 비해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줄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먼저 읽으신 분들 중 드라마에 많이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보다가 원작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둘 다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드라마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잘금 4인방'의 별호에 관한 이야기, '잘금 4인방'이라는 별명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에서 이해하게 되었네요.
다만 원래의 청춘 로맨스가 정치적, 역사적 요소들이 가미되면서 드라마 내용이 '산으로'가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원작에서 묘사되었던 진한 애정표현들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이상 저의 글을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