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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마이 프린세스

마이 프린세스, '망가진' 김태희 로맨틱 코미디의 공주될까

어제부로 본격적인 수목드라마의 전쟁이 시작된 듯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주에 MBC '마이 프린세스'와 SBS '싸인'이 동시에 새로이 선보였고, KBS '프레지던트'의 경우 지난주 종영된 '대물'의 그늘에 가려 안타까운 시청률을 보여왔기에 바로 어제가 도약의 중요한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세 드라마 중 어느 것을 볼까 고민하다가 '프레지던트'를 잠시 제쳐두고 김태희, 송승헌 주연의 '마이 프린세스'를 봤답니다. 사실 그동안 연기력 논란이 항상 따라다녔던 김태희가 나온다고 해서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하나만 믿고 보기로 했답니다.(네~네~ 제가 워낙 달달한 것을 좋아하다보니...ㅎㅎ) 그리고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와 함께 일했던 장영실 작가가 집필했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가더군요.

어제 '시크릿 가든'에 대한 스포일러 기사때문에 살짝 우울한 기분이 들었는데,  '마이 프린세스'를 보면서 그 우울한 기분을 잠시 날려버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기분 아시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드라마에서 '재미'를 발견한 기분.... 
그 재미는 바로 '망가진' 김태희의 모습이었는데요, 생각보다 더 능청스럽게 '푼수떼기' 이설의 역할을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 이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려면 김태희가 얼마나 더 망가지느냐가 관건인 듯 싶어요.


황당한 설정, 그러나 누구나 꿈꾸던 설정

이미 현재 우리나라에 '황실'이 존재한다는 설정은 꽤 있어왔습니다. 설정 자체가 황당하죠?ㅎㅎ
그 대표적인 드라마가 바로 '궁'이었는데요, 1회가 끝난후 살펴본 큰 차이점은 '궁'은 황실이 이미 계속 있어왔다는 설정이었고, '마프'는 이제 국민투표를 실시해서 황실을 재건한다는 설정입니다.
또 비교해 보자면, '궁'에서 윤은혜는 평민에서
어느날 갑자기 '황태자비'가 되기 위해 황실로 들어가는 설정이었지만, '마프'에서는 김태희가 평범한 여대생에서 어느날 갑자기 앞으로 재건될 황실의 공주가 되는 설정이지요.

사실 기본은 '신데렐라' 스토리와 비슷합니다.(로코물의 기본이니까요.^^) 
이 드라마의 경우 이설(김태희)이 평민에서 공주가 되는 설정이긴 하나, 나중에 핑크빛 사랑을 이어갈 상대역 박해영(송승헌)과 신분을 비교해보자면 동등하거나 그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게 되는 것이 조금 다르다고 보여지네요.

또한 시대와 나이를 뛰어 넘어 항상 사랑받는 스토리가 바로 '공주', '왕자'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당장 울집 딸만해도 장래희망이 프린세스니까요.ㅎㅎ)
누구나 한번쯤 '내가 공주가 아닐까?', '내가 공주라면...?'이라고 상상해봤을 것 같아요.
아마 마프가 그런 상상을 채워주는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맨 처음 장면에서 김태희가 공주옷 입고 사진촬영 알바하는 줄 모르고 연회장면을 아주 진지하게 봤네요.ㅠ.ㅠ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두 남녀주인공이 우연한 만남을 반복하다 나중에 서로 엮히게 되는 설정 또한 로코의 기본이겠지요?
각종 알바를 뛰면서 억척스럽기도 하고, 푼수같기도 하고, 상상하기 좋아하는 명랑 쾌할한 여대생 이설과 재벌 3세에다 외교관인 완벽남 박해영이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외국에서 온 공주를 의전하던 박해영이, 공주옷입고 사진알바하던 이설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뒤에 우연히(!) 백화점 보석매장에서 만나고, 또 우연히(!) 박물관에서 만나게 되지요.


나중에 본격적으로 박해영이 이설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는건, 뭔가 수상한(?) 비밀을 지닌 박해영의 할아버지, 대한그룹 회장(이순재)을 통해서 겠지요. 손자 해영에게 이설을 찾아오라고 시켰으니, 아마 다음회에서 이설이 황실의 공주이며, 박동재(이순재) 자신이 갚아야할 빚이 무엇이고, 또 매년 찾아가 인사드리던 무덤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질 듯 합니다.

삼각, 사각 관계는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로코물의 기본은 바로 얽히고 설키는 사랑의 감정이겠지요. 첫회니 만큼 그 삼각, 사각관계의 주인공들이 모두 소개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인 이설과 박해영을 비롯, 박해영과 남정우(류수영) 두 남자를 양손에 쥐고 어장관리하고 있는 오윤주(박예진)가 그들입니다.

주인공인 이설과 박해영이야 나중에 핑크빛 무드가 생겨날 것이라 예상되는 관계지요?^^
이설은 자신이 다니는 과(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인 남정우를 짝사랑합니다.(사실 남녀간의 사랑보단 꼭 학창시절에 여학생들이 남선생님 좋아하는 그런 정도같아 보여요. 사실 남정우를 두고 이설이 상상하는 모습, 질투하는 모습, 무한한 관심을 가지는 모습들이 너무 귀엽더군요.ㅎㅎ)  


박해영은 오윤주에게 프로포즈하려고 반지를 살 만큼 그녀를 결혼상대자로,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오윤주는 박해영을 사랑이야 하겠지만, 그것보다 박해영의 지위가 탐나는 것 같아요.(물론 윤주의 아버지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지만 말이죠.)
그리고 이설의 짝사랑 상대인 남정우는 첫사랑 오윤주를 잊지 못하고 아직 좋아하는 상태구요.

하지만 이번 박물관 전시회에서 윤주가 '순종황제의 친서'를 공개하면서 첫사랑 정우의 뒤통수를 쳐버렸으니 이 두사람의 관계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정우는 자신이 그토록 찾고 싶어했던 순종황제의 친서를 찾았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세상에 공개한 윤주에게 아주 큰 배신감이 들 것 같네요.  

망가진 김태희, 더 망가질 필요가 있다

'이설'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아주 쾌활, 발랄한데다가 털털하고 푼수같기 때문에 어느 배우든 이 역할을 맡았으면 망가질 필요가 있었을 듯 합니다. 특히 김태희의 경우 얼굴이 '너무' 예쁘기 때문에 그동안 시청자들이 그녀의 연기에 몰입하는데 있어서 마이너스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프'에서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예쁜 얼굴에서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어떤 반전(?)의 웃음을 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공주라는 지위에서 전혀 상상하지 못할 말이나 행동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망가져야하지 않을까 싶어요.(그래야만 송승헌이 김태희를 아주 귀여운듯 처다보던 그 눈빛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ㅎㅎ) 

글을 마치며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이설을 찾아나선 해영은 이설의 엄마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지요. 자신에 대해 이미 알고 일부러 접근했다고 의심하는 해영과, 아무것도 모른체 그저 숙박비로 돈벌 생각밖에 없는 이설이 보낼 '동상이몽'의 하룻밤(?)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아마 이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선 아주 코믹하게 그려 내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예고에 보니 송승헌 상반신 노출도 있던데...ㅎㅎ) 


다른 경쟁 드라마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마프'만 봤을때 제 느낌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랄까요?ㅎㅎ
앞으로 이 드라마의 성패는 김태희에게 달려있는 듯 합니다. 물론 남주인 송승헌도 여심을 흔들 수 있는 아주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하겠지만, 김태희의 연기가 얼마나 사랑스럽냐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김태희는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고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공주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기대해 보고 싶네요.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