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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너무나 강렬했던 눈빛으로 나눈 사랑


시크릿 가든 12회는 잠든 라임을 바라보고 있던 주원과 그 두사람이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던 마지막 3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시간을 지켜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마지막에서의 감동이 컸던 한 회였습니다.

더욱이 대학시절 즐겨들었던 김광석님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그 한순간 아련한 추억과 함께 그 두사람을 지켜볼 수 있었답니다.(그래서 오늘은 김광석님의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12회를 보는 내내 주원과 라임은 정말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겠구나, 내가 그동안 이 두사람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한낱 꿈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 이 두사람이 온갖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믿어왔던 제 자신에게 절망을 맛보게 해준 한 회였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두사람이 행복하게 이루어지는 해피엔딩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회에서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고 꿈꿔왔던 환상을 매몰차게 깨버리고 냉혹한 현실을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 라임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제가 느낀 듯 싶네요. 주원을 사랑하고, 그와 미래를 꿈꾸고 싶지만 '현실'이라는 벽은 높고도 높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져 오더군요.

멋도 모르고 사랑이라는걸 해보겠다고 덤비는 주원이 참 철없어 보이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아플지 모르고 저렇게 큰소리 치는구나 싶어 안타깝기도 하고...참으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한 회였답니다.

물거품처럼 사라질 사랑, 과연 시작할 수 있을까?
주원은 자신이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끝이 뻔히 보이는 사랑을 하자고 라임에게 제안합니다. 라임의 말처럼 세상 어떤 여자도 끝을 내놓고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을 하면 그 사람과 미래를 꿈꾸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이지요. 만약 제가 라임의 입장이라도 쉽게 주원과 사랑을 키워가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저는 너무 아파서 그 사랑을 간직할 자신이 없네요.ㅠ.ㅠ) 

(사실 이전 회를 보면서 주원의 큰 변화를 기대했는데, 시기상조였던 것 같습니다. 라임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기엔 주원이 가진 것이 너무 많나 봅니다. 하지만 결국엔 라임과 사랑하기 위해선 그가 포기해야할 것이 분명 생기리라 봅니다. 그 전초가 바로 이 '인어공주' 발언이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인어공주가 되기 위해선 분명 '희생'이 따르니까요.)

모든 것이 비즈니스이고, 사랑 따로 결혼 따로인 주원은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물거품처럼 사라지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사랑이 계획대로 움직이고,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아직도 그걸 완전히 깨닫지 못한 주원은 또 한번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도 결국엔 거품처럼 사라질 그런 사랑을 하자며 라임에게 자꾸 대답을 채근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원이 이기적이고 얄밉기보다는 오히려 안타까워 보입니다. 그 사랑으로 인해 라임이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 그리고 자신도 얼마나 아플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좋습니까...겉으론 주원을 안좋아한다고 말하지만 라임 역시 손길만 닿아도 움찔하니 말입니다. 보고 있자니 너무 안타까워 이 두사람 관계를 확 바꿔버릴 수 있게 영혼이라도 다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마 작가님도 이런 걸 노리신 것이 아닐까 싶어요.ㅎㅎ)


서로에 대한 애증이 깊어만 가는 오스카와 윤슬
오스카에게 상처를 주기위해 주원과 결혼하려는 윤슬이 주원이네 가족 모임에 나타납니다. 물론 라임과 주원을 갈라놓으려는 주원 엄마와의 이해관계가 서로 잘 맞았기 때문이지요. 처음엔 오스카에게 돌아가고 싶어서 윤슬이 시작했던 일들이 이제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사람의 애증이 깊다고 볼 수 있겠지요. 윤슬은 정말 라임의 말처럼 미친듯이 미워하면서 오스카를 사랑하고 있나봅니다. 오스카와 윤슬을 바라보고 있자면 이 두사람의 사랑도 참으로 안타깝네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면 줄 수록 자신이 더 큰 상처를 받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스카는 두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된 원인이 자신에게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두려워서 그 사실을 확인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어쩌면 오스카가 용기내서 그의 마음을 밝히면 의외로 쉽게 이 두사람의 관계가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회를 보면서 어쩌면 주원과 라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오스카와 윤슬이 나중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서로 누구를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고 있으니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 사랑을 이해하니까요.^^ 


눈빛으로 나누었던 그들의 진심
12회의 하이라이트를 뽑으라면 저는 바로 주원과 라임이 나란히 누워 눈빛으로 나누었던 이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가슴이 저리면서도 따뜻했다고 해야할까요? 저한테는 어떤 키스장면보다 더 강렬했답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순간이 멈춰버린듯 정적이 흐르고,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너무 아름답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저라도 주원의 저런 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퐁당~빠져버릴 듯 합니다.ㅋㅋ)

"당신 꿈속은 뭐가 그렇게 맨날 험한건데?"
"내 꿈속에 당신이 있거든"
"나랑은 꿈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건가?"
"그래두...와라. 내일두, 모레두..." 

얄미울 정도로 못된 주원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랍니다. 상처되는 말들을 내뱉으면서도 진심은 라임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눈빛과 독백속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지요. 주원은 그녀가 자신때문에 현실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꿈에서라도 행복하길 바라는 주원의 마음이 이 대사 몇 마디에 녹아있다면 너무 과장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주원때문에 힘들어도 계속 찾아와주길(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라임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 두사람이 나누었던 눈빛처럼 가슴 저리겠지만 사랑을 계속 키워나가길 바래봅니다.


글을 마치며
주원과 라임을 보고 있으면 사랑은 김광석님의 노래처럼 너무 아픈 것인가 봅니다. 알콩달콩 사랑을 만들어 나가기도 힘들텐데, 이 두사람 앞에 놓인 현실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주원의 말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라임을 선택했을때 과연 행복할까, 그런 그를 바라보는 라임은 또 과연 행복할까... 보는 사람인 저도 두 사람을 이어주기 위해 어떤 해결책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네요.
그냥 쉽게 서로 마음을 접으면 해결되겠지만, 그럴 순 없잖아요? ^^;;
 
정말 라임의 말대로 주원과 라임은 답이 없는 것일까요? 천지개벽을 하지 않는 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답답한 상황을, 이젠 제발 '영혼 체인지'라도 해서 풀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사실 저는 다시 영혼바뀌는 것 찬성하지 않았는데, 이번회를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런 생각이 다 들더군요.ㅎㅎ)

오늘 괜시리 김광석님 노래때문에 옛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릴 듯 합니다. 벌써 이 글을 적으면서 김광석님 노래를 무한재생 중입니다. 정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을까요? 그 대답은 다들 잘 아실 것이라 믿어요. ^^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