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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주원이 '인어공주'가 되려는 까닭은?


시크릿 가든 11회는 기억될 만한 명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주원이 질투에 사로잡혀 라임에게 했던 거친 '폭풍키스'도 기억에 남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라임을 울려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던 크리스마스 트리앞에서의 고백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그동안 까칠했던 주원이 사랑을 알아가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러다 곧 '따도남'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잔잔하던 일상이 라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틀려버린 주원과는 달리, 그가 바라보는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어 보입니다.
이번 회를 보는 내내 주원이 라임에게 원하는 것은 딱 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발 자신의 사랑을 받아달라는 것이지요. 결국 라임에게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겠다는 말까지 하게 됩니다.

지금 제 포스팅에 걸려 있는 '이유'라는 노래 가사("사랑해요 그대 세상에 외칠께요 이젠 내가 지켜줄께요")처럼 이제 주원은 라임을 사랑한다고 외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라임을 본격적으로 사랑하게된 주원, 현실때문에 주원에게 사랑을 줄 수 없는 라임이 참 마음 아팠던 한 회였습니다. 제가 느낀 그 느낌이 얼마나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합니다.

주원에게 마음이 흔들렸던 라임, 하지만 현실의 높은 벽이...
주원 엄마를 만난 라임, 자신의 아들에게서 떨어져 나가달라는 그런 얘기를 들으러간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나타난 주원은 자신의 엄마에게 나중에 자신이 라임에게 빠져 허우적대면 그때 뒷목잡고 거품물어 달라고 합니다. 주원은 그 상황에서 멋지게 라임의 편을 들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자신의 엄마를 자극해 역효과가 날 것이라 생각해서 라임의 편을 들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이미 라임은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주원이 "지금 잠깐이예요"라는 말을 할때 심하게 흔들리는 라임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임은 주원이 자신에게 그 '잠깐'도 안되는 남자이니 자신의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해달라고 주원 엄마에게 이야기합니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세워보려 했지만, 자신이 들고 온 귤 바구니때문에 또 한번 무참히 짓밟히고 맙니다. 자신과 만나기 위해서는 이정도는 이해하고 감수해야한다는 주원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을 알지만, 라임은 속이 상합니다. 주원이 했던 말이 냉정한 현실이어서 더 가슴 아픈 라임입니다.

주원이 그냥 속상한 라임을 달래줬으면 좋았을텐데, 너무나 논리 정연하고 냉정한 말로 또 한번 그녀를 아프게 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라임을 달래려 카푸치노 거품을 입에 묻혀보고, 자기에게 잠시나마 흔들렸다던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싶어 말을 건네보지만, 그녀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 아픈 말이었습니다. 모르고 살았으면 행복했을 것이라며 주원 엄마가 좋아할만한 여자를 찾아보라는 말을 남기고 가버립니다.  

주원은 모르지만 우리는 아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라임도 주원을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카페에 앉아 생각에 잠긴 라임, 그녀를 설레이게 했던 주원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사실 보는 저도 심하게 마음이 흔들렸던 장면들만 떠올리고 있더군요. 역시 여자의 마음은 똑같은가 봅니다.ㅎㅎ)
그를 좋아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은 바로 '현실'이라는 장벽입니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아는 그녀이기에 그의 마음이 더 이상 그녀에게 닿지 못하게 '보호막'을 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언제쯤 주원은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될까요? 그녀 또한 주원의 생각을 알고 싶어 밤마다 같은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모르는 주원, 그 해답은?
라임을 그렇게 보내놓고 주원은 너무 심정이 복잡합니다. 라임이 남기고간 귤 바구니를 집으로 챙겨왔습니다. 자신의 엄마 앞에서는 지켜주지 못했던 그녀의 자존심을 그렇게라도 지켜주고 싶었을 겁니다. 차마 또 다시 다른 사람의 조롱거리가 되거나,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을테지요.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은 흔한 여자가 될거라는 호언장담과는 달리 주원은 라임에게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아무것도 아닌' 그녀에게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는 갈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명장면이 또 하나 나왔답니다. 바로 주원과 라임이 다른 공간에서 각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을 읽고 있는 장면입니다. 주원은 자신의 복잡한 마음처럼 서성거리며 책을 읽고, 또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원은 어서 이 방황을 끝내고 라임의 마음에 도착하는 길을 찾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흔히들 생각이 복잡할땐 누군가 딱 이 길이라고 결정해서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해답은 본인이 알고 있습니다. 어느 길을 가던 그 결정은 결국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말이죠. 주원이 가고자하는 길은 무엇일까요? 그 해답은 이미 주원이 찾은 듯 합니다. 자신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말이지요.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말해줄래?"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난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거든"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되어있어. 걸을 만큼 걸으면 말이야"


라임을 울린 것이 마음 아픈 '나쁜놈' 주원
제가 11회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며 했던 주원의 이야기입니다. 라임을 사랑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주원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장면입니다. 우선 평소에 그저 '다른 사람 생일날'로만 여기던 '크리스마스'를 위해 직접 트리 장식을 하는 모습에서 평소 까칠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던 주원이 참 따뜻하게 변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은 정말 싫어하지만, 그녀가 좋아할 것 같아 트리도 장식하고, 거기다 그녀가 좋아하는 오스카 양말도 걸어둡니다.

주원의 상상속 그녀는 그와 나란히 서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녀를 울린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주원은 '우는 아이는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못받는다'는 말로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하고 있습니다. 상상속 라임이 했던 말처럼 주원은 '나쁜 놈'입니다. 그녀를 울린 것은 자신의 엄마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지요.


질투심에 사로잡힌 '폭풍키스'
상상속 라임과 대화를 나누는 주원앞에 진짜 라임이 나타납니다. 영혼이 바뀌었을때 주원이 임감독에게 했던 말(죽을 때까지 라임을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지 말라는...)때문에 화가난 라임이 그 사실을 알고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라임은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 자신의 인생까지 뒤죽박죽 만들어버린 주원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그래서 무슨 자격으로 임감독에게 상처를 주냐며 앞으로 임감독과 잘해보겠다고 말합니다.

주원은 이런 라임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습니다.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기 싫습니다.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 싶지도, 그녀가 다른 사람과 잘해 보겠다는 말도 듣기 싫습니다. 그래서 반항하는 그녀를 붙잡고 키스를 합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그녀가 말하는 '자격'을 갖고 싶기 때문이지요. 

"경고하는데 다신 딴 놈 때문에 나한테 성질내지마.
딴 놈 때문에 아프단 말도 하지말고
두번 다시 딴 놈 때문에 날 찾아오지마"


주원이 '인어공주'가 되려는 까닭은? 
주원은 라임을 만날 구실을 찾기위해 라임의 친구 아영이까지 이용해보려 했습니다. 아영이에게 꼭 찝어 라임을 데리고 나오라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눈치없는 아영이 라임대신 다른 친구를 데리고 나왔네요.^^ 하긴 지금 아영이는 주원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좀 웃겼지만, 재미있는 상황 가운데, 또 한번 '까도남'에서 '따도남'으로 변한 주원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아영이에 대해 아주 사소한 것까지 줄줄 읊어대던 주원, 주원은 진심으로 김비서와 아영이 잘 되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물론 김비서가 주원과 아영이 사이를 오해하겠지만 말이죠.ㅎㅎ

라임과 만날 계획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주원은 라임의 집앞에서 몇 시간동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젠 자신의 전화도 받지 않는 라임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잔잔하고 심플하기만 했던 자신의 삶은 엉망진창, 뒤죽박죽으로 변해가는데, 라임은 하나 흔들림없이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자신만 라임에게 미쳐 이리저리 날뛰는 '미친놈' 내지는 '똘아이'가 되어가는데, 주원의 눈에는 잘난 그녀는 하나의 미동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 누군가를 사랑해본 분들은 아실겁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몰라 전전긍긍하고, 나 혼자만 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자존심도 상하고, 도대체 저 사람은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주원의 마음이 딱 이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원은 자신이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합니다.

예전 라임이 '인어공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주원을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했습니다. 주원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겠다는 말은 바로 라임을 사랑한다는 외침과 동시에 앞으로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원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라임이 어떤 희생을 해야 했었지만 이제 주원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어 라임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이 말 한마디가 주원에게는 아주 큰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한 여자를 얻기 위해 자기 것을 하나도 버리지 못했던 주원이 라임을 얻기 위해 이제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다고 봐야겠지요?


글을 마치며
항상 글을 쓰고 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은 오스카와 윤슬의 이야기를 다뤄봐야지 마음먹었는데, 또 주원과 라임에게 그 촛점이 맞춰졌네요. 오스카와 윤슬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랑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알지못해 자꾸만 엇갈린 길을 가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주원의 어머니와 만난 윤슬때문에 또 한번 오스카의 마음이 뒤집어질 듯 하지요?

이제 주원이 라임의 인어공주가 되기로 했으니, 라임도 이제 보호막을 허물고 주원의 마음을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주원이 가고자 하는 길이 어딘지, 그 종착지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이 어디든 라임과 함께이길 바래봅니다.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