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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

'CSI : Miami'의 본고장과 미국 최남단을 다녀오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때 하려던 일은 바로 얼마되지 않는 여행기를 정리하는 것이었답니다.
시간이 조금 흘러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에 하려던 일은 마무리 해야겠지요? ^^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미국 남동부에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Miami)'라는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호레시오 반장이 나오는 미드 'CSI : Miami'로 유명한 곳 이지요.
마이애미는 미국내에서도 아주 유명한 휴양도시입니다.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나 집들이 이곳에 있으며, 특히 한겨울에 여름날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저도 마이애미에 크리스마스 시즌에서 연초까지 머물렀는데, 난생 처음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 날씨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마이애미는 미국내에서도 히스패닉 문화가 아주 강한 곳입니다.
쿠바랑 지리적 위치가 가까운 관계로 수많은 쿠바 난민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고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받았던 첫인상은 영어 말고, 스페인어를 해야 여기서 생활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미국이지만 영어보다 스페니쉬가 더 많이 들리더군요) 

미드 'CSI:Miami'를 보신 분들이라면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사장과 파란 바다, 높은 고층빌딩, 바닷가의 멋진 호텔들, 호레시오 반장님이 멋지게 보트타고 지나다니던 습지 등을 기억하실 겁니다.
미드에서 보이는 이 멋진 풍경들이 바로 마이애미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물론 대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의 어두운 면도 종종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을 잘못들어 슬럼가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정말 겁이 덜컥 날 정도로 음침하고 무서운 곳도 있더군요) 제가 미국내를 그렇게 많이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 마이애미는 운전이 상당히 거칠고 난폭하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대도시는 대부분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미국에서 잘 볼 수 없었던 고속도로 갓길 운전도 구경했으니 말 다했지요.^^ (한국에서는 제 고향인 부산이 좀 거친면이 있다고들 하던데, 제 느낌은 부산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었답니다.ㅎㅎ)

자, 그럼 마이애미의 유명한 야경과 바닷가 구경 한번 해보실까요? ^^

Key Biscayne

Key Biscayne(키 비스케인)에서 바라본 마이애미 다운타운 야경입니다.
어느 곳이든 야경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데, 키 비스케인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정말 멋지더군요. 왠지 허리에 손을 얹고 호반장처럼 X폼이라도 잡아야할 것 같은...ㅎㅎ
(Tip: 유명한 식당인 Rusty Pelican에서 랍스터를 드시면서 춤을 추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정장이 아니면 입장이 안된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그때 정장이 없었습니다. T.T) 

키 비스케인에서 바라본 해질무렵의 바다풍경입니다.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담아내질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Miami Beach

뭐니뭐니해도 마이애미는 바로 이 바닷가(비치)가 제일 유명합니다.
한 겨울인데도 이렇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으니 미국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하얀 모래와 파란 바닷물 색깔이 참으로 예뻤던 곳입니다.
(Tip: 몸매에 자신없어도 벗을 수만 있다면 누드비치를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ㅋㅋ)


이렇게 노부부처럼 해수욕은 즐기지 않아도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답니다.
수영을 즐기지 않아도 바닷가를 거닐거나 주변을 구경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인증샷을 찍는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마이애미 해변에 이런 곳이 있더군요.
1월 2일인데, 온도는 화씨 90도를 가르키고 있습니다. 즉 32도가 쬐금 넘는 기온이지요. 
그 당시 아주 추운지역에 살다가 이런 곳에 오니 정말 신기하더군요.ㅎㅎ

마이애미 해변 옆은 야자수 나무가 즐비한 공원과 오션 드라이브 주변으로 많은 카페, 호텔, 상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곳은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들이 들어선 지역으로
파스텔풍 색깔이 칠해진 건물들의 외관도 특색있지만, 밤이 되면 정말 화려해지는 곳이랍니다.
아이가 있어서 마이애미의 밤문화(?)는 제대로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왠지 이곳에 오면 미친듯 놀아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Tip: 왠만한 마이애미의 바는 유명한 랩퍼나 뮤지션이 밤공연을 제공합니다.)

Delano Hotel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lutor44/235680684

마이애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가 하나 있습니다.
마돈나가 소유하고 있다는 Delano Hotel 인데요, 저 역시 마이애미에 살고 계신 분께 추천받아서 구경간 곳입니다. (호텔 외관 사진은 찍어놓은 것이 없어 flickr에서 가져왔습니다.)

(위 두 사진의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achang)

이 호텔은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천장에서 바닥으로 드리워진 하얀 커튼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기도 하고, 이 커튼이 드리워진 호텔 복도를 걷고 있자면 꼭 꿈속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납니다.
어떤 면에서는 참 에로틱하기도 한 것 같고....ㅎㅎ(마돈나다운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마돈나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진 않았겠지만, 몇 안가본 호텔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호텔 뒷편에 있는 풀장이 바로 바(bar)로 변합니다. 
CSI에서는 밀회를 즐기다 살해당하는 장소로 종종 등장하기도 하지요.ㅋㅋ
하얀 커튼이 쳐진 방갈로에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 역시 참 분위기가 좋더군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호텔에서 한번 자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가격의 압박이...^^;;; 하룻밤 평균 4-5백불 수준입니다.) 
(Tip: 투숙객처럼 들어가서 사진은 찍고 나올 수 있습니다. 약간의 연기력이 필요합니다.ㅎㅎ)


Vizcaya Museum and Garden

마이애미를 방문하면 반드시 구경해야할 곳이 있는데요,
바로 비즈카야 박물관(Vizcaya Museum and
Garden)입니다.
이 곳은 대저택과 넓은 정원으로 인해 종종 영화 촬영장소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이스 벤츄라'나 '나쁜 녀석들 2' 같은 영화에 나오기도 한 곳입니다.

세계 최대 농기구 생산업체인 International Harvester의 부사장이었던 James Deering이 2 년(1914-1916) 동안에 걸쳐  Biscayne 만에 지은 르네상스식 주택이라고 합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 사람의 건축가가 집을 설계하고 건축을 지휘했는데,
그 당시 Miami 인구의 1/10 을 동원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비즈카야는 
16~19 세기 유럽 골동품과 예술품의 개인수집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이며,
구입한 실내 장식품과 골동품들에 맞도록 집 내부를 설계하였다고 합니다.

이 저택은 70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방들은 하나 하나 특색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거기다 저택 안에 파이프 오르간까지 설치해 두었으니 그 화려함이 정말 이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실내 내부 사진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그 화려함을 사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해 아주 안타깝습니다.
(내부가 궁금하시면 비즈카야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구경하시면 됩니다.☞바로가기)

Key West

아주 오래전 해남 땅끝마을을 다녀온 적 있습니다.
우리나라 땅끝이라 엄청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진작 별 것이 없어서 아주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도 이런 비슷한 곳이 있는데, 바로 미국의 최남단에 있는 키 웨스트(Key West)라는 곳입니다.
이 키(key)라는 말은 쉽게 말해 '섬'을 뜻하는데요,
이 플로리다 지역에는 1700여개의 크고 작은 키가 모여 하나의 '군도'를 이루고 있답니다.

이 키 웨스트는 그런 키들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이라 큰 의미를 가진답니다.

이 키 웨스트에는 유명한 장소들이 있는데, 하나는 마이애미에서 키 웨스트를 가다보면 건너야하는 세븐 마일 브릿지(Seven Mile Bridge)와 키 웨스트 최고의 명소 허밍웨이의 집이 있습니다.

세븐 마일 브릿지는 미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긴 다리 중의 하나입니다.
바다 위, 섬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물이 너무 맑아서 올챙이같이 작은 장어새끼들을 잔뜩 볼 수 있습니다. 큰 넘은 한마리도 없더군요.^^;;


'노인과 바다'로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입니다.
이집에서 그는 '무기여 잘있거라', '킬로만자로의 눈' 같은 유명한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매표소 입구에서 한국어로된 가이드북을 보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헤밍웨이의 집에는 넓은 정원과 풀장이 갖춰져 있고,
내부는 그를 기리는 사진, 그림,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니 만큼 무료로 가이드 투어도 하고 있더군요.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고양이들입니다.
집안 곳곳이나 바깥 정원에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고양이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고양이들이 허밍웨이가 길렀던 고양이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운이 좋으면 'Polydactyl Cat'이라 불리우는 발가락(발바닥)이 많이 달린 (유전적 변이) 고양이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유명한 장소는 바로 US 1 도로의 시작과 끝이 바로 이 키 웨스트에 있다는 것입니다. (차를 타고 지나다가 발견해서 이런 사진 밖에 없습니다. ^^;; 표지판이나 간판찍기 싫어하는 남편의 무신경을 한탄했습니다.)

(키 웨스트를 구경하고 마이애미로 다시 돌아오던 도중 해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찍었던 사진은 덤)

여행기를 마무리하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은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조금 오래전에 다녀온 여행이긴 하였지만,
이렇게 여행기를 정리하다 보니 또 한번 훌쩍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가면 더 알차게 보내고 올 수 있을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ㅎㅎ
그리고 느낀점 한가지, 다음에 여행가면 꼭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좀 많이 찍고, 잘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ㅋㅋ(사진 정리하다보니 죄다 저희 가족 사진들만....^^;;;)
끝으로 포스팅을 위해 몇몇 사진을 제공해준 (함께 여행했던) 앤디와 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