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은 처음부터 남자주인공 주원(현빈)과 여자주인공 라임(하지원)의 영혼이 뒤바뀔 것이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만 보여주기도 모자랄 판에 작가가 왜 영혼을 뒤바꾸는 설정을 했을까 처음에는 아주 의아해 했었습니다. 비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더 황당한 판타지까지 더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지요. 그만큼 1~2회에서 보여준 재미있는 장면들 때문에 계속해서 이런 장면들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아주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달콤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나 봅니다.

4회까지 진행된 지금은 영혼이 바뀌어야만하는 타당성을 제시해 주기 위해 최근 방영분에서 작가가 두 사람의 갈등도 최대로 끌어올렸던 것이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작가는 이들의 영혼까지 바꿀려고 하는 것일까요?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서로 티격태격 사랑싸움만 하면서도 남녀의 차이나 처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잘만 이루어졌는데 말이지요.



왜 영혼이 바뀌어야만 하는가
저는 그 대답을 이 드라마가 로코의 '비현실적인 설정을 꼬집어 현실을 풍자한다'는 발칙한 역설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비현실적인 설정'이라는 것은 주인공들은 남녀라는 유전적인 차이를 넘어 상반된 사회적 지위와 계층이라는 환경적인 차이까지 모두 극복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빈부의 차이가 실제로 사랑과 관심만으로 이해되고 해결되는 것일까요?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드라마를 통해 작가가 너무나 잔인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주인공의 차이를 모두 극복한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아주 힘든 일들입니다. 한마디로 '죽었다 깨어나야'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모든 것이 바뀌기 전에는 절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두 사람의 영혼을 바꾼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온 남자, 금성에서온 여자'라는 책을 보면 남녀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상황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물학적인 차이도 분명 존재하지요. 이런 남녀간의 차이는 서로 이해하는 척만 할 뿐 실제로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원과 라임 역시 남녀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주원에게 잘보이고 싶어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나갔는데, 주원의 반응은 '예쁘다'가 아니라 목을 '다쳤냐', '지혈하냐' 였습니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잘보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대표적인 장면이지요.

남녀의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기존의 영화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영화 '체인지'를 비롯 '스위치', '보이 걸 씽', '핫 칙'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서로 다른 성(性)으로 살아보니 비로소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역시 영혼을 바꿈으로써 남녀의 차이를 더 이해하게 된다는 설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남녀의 차이 만을 강조한 드라마라면 '남녀탐구생활'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남녀의 차이와 더불어 사회적 신분에서 오는 차이를 어떻게 서로 이해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좀 더 가치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 드라마는 남녀간의 차이보다 사회적 지위와 계층간의 차이가 얼마나 극복하기 힘든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 로코에서 당연시 여겨졌던 이러한 차이는 현실적으로는 절대 극복될 수 없는 것이지요.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처럼 잘나가는 사업가와 매춘부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라던가, '노팅힐'에서처럼 유명 여배우와 평범한 서점주인과의 사랑이야기는 그저 우리의 달콤한 상상속에 존재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만약 이 드라마에서 주원이 '백마탄 왕자님'으로써의 역할, 라임이 '신데렐라'로써의 역할만 충실히 했다면 그저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였겠지요. 하지만, 작가는 로코에 사실성을 부여함으로써 근사한 변주곡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시청자가 달콤한 로맨스에 빠질려고 할때마다 분위기를 확깨버립니다

주원은 라임의 가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라임 역시 주원의 위치(재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습니다. 식탁엔 꽃과 촛불, 와인이 기본이라 생각하는 주원과 그런 것이 부담스러워 촛불을 꺼버리는 라임, 트레이닝복 하나도 명품을 고집하는 주원과 변변한 가방하나 살 돈이 없는 라임, 월세 30만원짜리 집, 그것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만한 그런 집에 사는 라임을 이해 못하는 주원과 '삼신할매 랜덤덕'에 입에 금수저 물고 태어난 주원의 가진 부(富)가 도대체 얼마인지, 그의 생활이 어떠한지 짐작조차 못하는 라임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왜 이런 사회적인 지위나 계층의 차이를 자꾸 보여줬던 것일까요? 그것은 이런 차이는 현실세계에서 주원과 라임이 절대 섞일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현실성을 부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좀 더 나아가자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내용처럼 계층간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를 실제로 해결한다는 것은 영혼이 바뀌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글을 마치며
작가나 피디가 기획의도에서 밝힌 것처럼 이 드라마는 '영혼이 바뀌고 나서야 오히려 진정한 자아를 찾게되는 두 주인공의 성장드라마'라고 합니다. 즉, 서로 영혼이 바뀌면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게 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미덕을 가르쳐 주려고 했을 겁니다.

'거짓의 거짓은 참'이 되듯
비현실적인 상황에 더 비현실적적인 판타지(영혼의 뒤바뀜)를 더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이 드라마가 로코가 아닌 가장 현실적인 드라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두 사람의 영혼은 제주도로 날아간 이번주 5-6회에서 바뀔 것 같습니다. 첫방송때 잠시 보여준 예고편 만으로도 영혼이 바뀐 두 사람이 저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었습니다. 남녀가 바뀐 상황에서 현빈과 하지원의 리얼한 연기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고, 앞으로 주원과 라임이 어떻게 남녀의 차이와 신분의 차이를 이해해 나갈지 아주 궁금해집니다. 기대되지 않으십니까? ^^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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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칼촌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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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텍사스양 2010.11.24 1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혼이 바뀌는 내용이에요?
    와이프에게도 전달했습니다..

  3. BlogIcon misszorro 2010.11.24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웃님 블로그 타고 들어왔다가 현빈 귀신 머리 보고 웃겨서ㅎㅎ
    드라마를 즐겨보진 않지만 현빈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용
    하지원도 그렇구ㅋ 칼촌댁님 포스팅을 보니까 요 드라마 왠지 땡깁니다ㅎㅎ

  4. 2010.11.24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BlogIcon 샹그릴라 2010.11.24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칼촌댁님 설명을 들으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 두 사람 영혼이 뒤바뀐다고 했을 때, 그저 코믹설정인가 싶었는데, 상대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 정말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겠네요. 앞으로가 더 흥미로워질 것 같아요. ^^ 연평도 사건으로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잠시 숨 쉬고 갑니다. 모국이 시끄러우면 일상이 평안해도 마음이 불편해지는 법인데, 칼촌댁님도 힘내시와여~~

    • BlogIcon 칼촌댁 2010.11.25 0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그렇게 심각하게 그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우선 드라마는 재미가 있어야하니까...^^

      한국에 연평도 사건때문에 뒤숭숭하지요?
      전 인터넷으로만 접하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정확히 알 수가 없네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포스팅하신 글 잘 읽었습니다.

  6. BlogIcon Soo 2010.11.24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오~ 칼촌님의 글을 읽어 보니 정말 좋은 드라마일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정말 하나를 보면 열을 꽤뚫어 보시는 칼촌댁님의 예리함이 느껴지는 글이었던것 같아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다운을 받아서라도 보고싶은데 포인트의 압박이...ㅠㅠ;;
    오늘도 행복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7. BlogIcon 원래버핏 2010.11.24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칼촌님 글을 통해 드라마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8. BlogIcon 새라새 2010.11.24 2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드라마 한번도 못봤다는...ㅋ
    이렇게라도 잘 보고갑니다...^^

  9. 세인 2010.11.24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에 일어나 읽었을때 제목의 오타가 보여 지적질을 할까 했더니..(직업병^^)
    수정이 되어 있군요ㅋㅋ
    역지사지..맘에 들어요..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지요..
    법정스님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려는 척 할 뿐이다..이러셔서 정말이지
    완전한 이해란 없는 것인가..했는데..역지사지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나저나 돌아오는 주말에 본방은 힘들겠어요..왜냐구요?..그건.. 잠실 가야하니깐요!!!
    직접 볼 선준 모습에 완전 기대하며..오늘도 춤연습을 했답니다~~
    갔다와서 도대체 어디다 자랑질을 해야할까요..판을 벌여 주세욧!!ㅋㅋㅋㅋ

    • BlogIcon 칼촌댁 2010.11.25 0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헉...그 사이에 보셨단 말씀이십니까?
      거의 포스팅 올리고 바로 고쳤는데...ㅋㅋ
      앞으로 지적하실 일 있으시면 과감히 해주세요.
      요새 한글 맞춤법이 자꾸 틀려서 걱정입니다.
      애매한 말은 한글사전 띄어놓고 찾아보긴 하는데,자구 헷갈리네요.ㅎㅎ

      완전히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법정스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군요.

      아...드디어 JYJ 보러 가시는군요.
      댄스연습 잘 하셨나요? 안그래도 노래랑 춤 연습 해가야한다던데...ㅎㅎ
      전 댄스엔 완전 잼병이라 그냥 막춤으로 대신해야할 것 같네요.
      아...어디다 판을 벌려야할까요?
      부럽습니다. 부러워~~~~~~
      잘 다녀오세요. 유천군 사진 찍으실 수 있을까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세인 2010.11.26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화보집에 완전 귀요미 돋는 사진있는데..디카루 찍어서 멜루 보낼까요?..완전..

      한글지적질은 자칫하면 욕먹는 짓이기에 자제..또 자제한답니다~~ 나두 헷갈리는 게 천진걸요^^

    • BlogIcon 칼촌댁 2010.11.27 0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화보집...좀 보내주세요.ㅋㅋ
      맞춤법 틀린 것 좀 고쳐주셔도 되요. 맨날 틀려요.ㅎㅎ

  10. BlogIcon 유리사막 2010.11.24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크릿가든 포스팅은 포기(?)하고 다른 드라마 포스팅을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 포스팅이야 칼촌댁님이 꽉~잡고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

    1회보다 2회가 재미있었고, 2회보다 3회가 진지해지고 3회보다 4회가 무거워졌지만
    앞으로 다시 재미있어지겠지요. 그만큼의 소스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을테니까요.
    주원의 집안을 생각하면, 주원고 라임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지만, 뭐 그것도 작가님이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요.
    설마. 다른 드라마에서처럼 '이건 꿈이었다.'로 끝내진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_^;

    아무튼. 이 드라마. 재미있어요.
    영화 체인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현빈의 능청맞은 연기도 재미있고.
    하지원은 그야말로 맞춤옷을 입은 느낌이고..
    유인나양은 여전히 상큼합니다. ^^

    헌데..
    메인 사진(현빈 긴머리)...저 사진 보고 들어오다가 깜짝 놀랐답니다....

    • BlogIcon 칼촌댁 2010.11.25 0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로시작한 드라마 리뷰 시작하셨군요.^^
      구미호때랑 마찬가지로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2회는 재미를 위한 회였던 것 같아요.
      3-4회엔 말씀처럼 무거워졌지만, 또 남녀가 바뀐 상황에서 웃음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작가가 나름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아닐까요?
      정말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때 결말이 너무 허무했어요. 배신감마저 들더군요.ㅋㅋ

      메인사진 너무 웃기지요?ㅎㅎ

  11. BlogIcon 원영. 2010.11.25 0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저찌 이제 4편까지 다 보았는데,
    2편까지는 아기자기한 로맨스가 있어 보기 좋았는데..
    뭔가 저는 뒤로 갈수록 스토리의 설정이 점점 과하게 변해가는 느낌이 들어서 좀 그렇더군요. ^^
    게다가 이제 영혼마저 바뀌는가 보네요..ㅎㅎ

    • BlogIcon 칼촌댁 2010.11.25 0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4편까지 다 보셨군요.ㅎㅎ
      1-2회는 재미있었는데, 좀 내용이 무거워졌죠?^^
      넵, 이제 영혼이 바뀔 차례랍니다.
      전 작가님을 믿고 고~고~ 입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믿어요.

  12. BlogIcon 닉쑤 2010.11.25 0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영혼이 바뀌는건 몰랐네요. 그렇다면 또 다른 이야긴데요 ㅎ

    급 흥미가생깁니다 ㅎ

  13. BlogIcon gracekang 2010.11.25 0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훔...영혼이 바뀌는 설정이라..참 독특하네요 ^^ 그나저나 로코물에 빠지려고 할때마다 시청자들을 확~깨운다니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 생각해요 ㅋㅋㅋ 왜냐하면 저는 결혼생활에 대해 좀 환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ㅋㅋㅋㅋ -_- 포스팅 잘 봤어용. 해피 땡스기빙!!!

    • BlogIcon 칼촌댁 2010.11.26 0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레이스님도 해피 땡스기빙~!!!
      블랙 프라이데이날 쇼핑 계획은 세우셨나요?ㅎㅎ
      전 새벽에 구경이나 나갈까 하고 있습니다.

  14. BlogIcon 도희. 2010.11.25 0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공감~ 재밌게 읽었습니다^^
    5회 말미에부터 바뀐다고 하던데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기대가 크답니다^^!
    쭈욱~ 가는 것도 아니래서 안심도 했구요-ㅎ

  15. 파슬리 2010.11.25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과 요정이 등장하지 않아도, 저는 로맨스란 장르 자체를 '판타지'라고 생각합니다.

    [시크릿 가든]이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로맨스 판타지인데 영혼 체인지 판타지까지 더하다니, 그야말로 어떤 설정이나 결말이 나오든 '판타지라서 그래' 라는 면죄부를 깔고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약간 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1~2회가 워낙 쫄깃한 재미를 선사하기에, 그저 재밌게만 봐주자고 맘 먹었지만요^^

    그런데 칼촌댁 님의 글이 제게 또 생각할 거리를 주네요.
    전 영혼 바꾸기 설정을 그저 흥미를 돋우기 위한, 더불어 서로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상대방이 좀더 잘 알게되어서 그 치유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할 장치로써만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칼촌댁 님의 글을 읽고 보니, 비단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의 남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영혼 바꾸기 설정'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아무리 역지사지를 강조하고, 입장 바꿔 생각해본다 한들...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가능할까요?

    지금부터 제가 쓰는 글은 사실 제 일기장에나 어울릴 글입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쓰려니 왠지 부끄럽군요-_-a

    제 자신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은, '나' 자신은 '타인'에게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시킬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듯, 나 역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남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입니다.
    서로가 너무 달라서라기보다, 아무리 비슷한 사람이라 할지라도...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연인이나 부부일지라도...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세상엔 결국에 나 혼자...라든가...'소울메이트'라는 건 허상이라든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청소년기엔 이런 사실에 외로웠던 적도 있었죠. 지금도 이 생각 자체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굳이 타인에게 이 사실에 대한 제 생각을 피력하는 노력 자체를 기울이지도 않죠.

    어찌보면 냉소적일 수 있는 이런 인간관계관을 갖고 있다는 거, 제 가까운 사람들에겐 비밀입니다^^;
    그들은 제 소울메이트가 아니라고 내치는 모양새니까요;; 그...그래도 제가 지칠 때 언제나 위로받는 건 '그들'의 존재 자체인 것을요...하하하.
    그리고 전 끝까지 냉소적이기만 한 사람도 못됩니다. 최상의 인간관계를 위한 '소울메이트'를 내 인생 어느 지점에선가는 꼭 만나게 되리라는 '판타지'를 아주 버린 것도 아니니까요.^^

    소울메이트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고 있는지도 몰라요. 아니지,... 소울메이트는 기준이 높기 때문에 찾기가 힘들고 갖고 싶어하는 거죠!!! 기준을 낮춘다면 그건 이미 소울메이트란 말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겠죠^^
    오늘은 유난히 '판타지'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되네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이들에겐 '나만의 은밀한(?) 판타지'야말로 삶의 활력이지요. 껄껄껄~

    타인의 이해를 100% 바랄 순 없어도 [인간관계] 자체에 회의적이 될 필요는 없다, 이런 인간관계란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칼촌댁 님 덕분에, 거창하게 제 인간관계관까지 새삼 떠올리며 김은숙 작가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타인의 입장과 그 속마음'이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하고 그 경험에 대해 직접 사고하게 한다는 설정이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인간관계의 최종 형태랄 수 있는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일에 '영혼이 바뀌어 보는 것'만큼 적절한 방법이 어디 또 있을까요?

    하지만 너무나 매력적이라..그만큼 치명적이기도 하네요-_- 결국은 '영혼이라도 바뀌지 않는 한'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마니까요.
    전 아마...'완전'과 '100%'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하는 것이겠지요...

    오늘 댓글도 참으로 기네요...^^;(너무 넋두리스러운 댓글이라 민망합니다;; 비공개 체크하고 싶었;;)
    차라리 트랙백으로 엮어서 제 블로그로 포스팅 하는 게 나을까 싶기도 했는데... 티스토리 댓글엔 글자수 제한도 없구만 뭘 그렇게 하나 싶어서 그냥 댓글 답니다.ㅋㅋㅋ
    참, 괜찮으시다면 칼촌댁 님의 [시크릿 가든] 리뷰는 제 포스트에 링크 걸고 싶은데... 그건 괜찮으실런지요?^^
    리뷰 쓰기는 귀찮고(^^a) 시크릿가든 플레이어는 올려볼까 싶고 그래서...ㅎㅎㅎ
    (뭐야~ 이거야말로 칼촌댁 님 포스트에 숟가락만 하나 올리려는 심보잖아요?! 차두리 집에 찾아가는 성용이는 귀엽기나 하지, 저는 뭐 하는 짓이랍니까?ㅋㅋㅋ
    이거이거...자료든 리뷰든 타인의 것으로만 포스트를 올리려고 하다니...블로거 법도에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 BlogIcon 칼촌댁 2010.11.26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은 추수감사절이라 긴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저도 덩달아 연휴 분위기에 휩쓸려 어제는 너무 늦게까지 집에 오신 손님들이랑 놀다보니 답글이 너무 늦었어요.

      우선 파슬리님 글을 너무 잘 쓰시니까 제 글의 댓글로만 남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남겨주셨고, 또 댓글로만 남겨두기엔 너무 아깝네요.^^
      부족한 저의 글에 이렇게 좋은 글을 남겨주시니 항상 고맙습니다.
      파슬리님 블로그에 제 글을 링크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사실 이 글을 올리고 나서 엄청 후회했었습니다.
      로코는 즐거운 상상인데, 이 상상을 제가 스스로 깨버리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즐기면 그만인 것을 내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구나 싶어서 말이죠.

      저도 김은숙 작가가 아닌 이상 그 분이 무슨 의도로 쓴 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생각해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했네요.
      아직 4회밖에 방영하지 않은 드라마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하는게 좀 우습긴 하지만 말이죠.ㅎㅎ

      예전엔 상대방(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아요.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소울메이트도 믿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100% 이해하는건 없다고 생각해요. 너무 비관적인가??^^;;;

      참, 세인님은 유천군보러 가신다고 하더군요.
      배가 많이 아픈데...ㅋㅋ 파슬리님은 안가시나요?
      한국에 있었으면 커피라도 한잔 하고 싶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 세인 2010.11.26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파슬리님은 최고 장문이라니깐ㅋㅋㅋ
      칼촌댁님두 인정해주세요~~우리나라님두 인정하셨으니..말 나온 김에 두 분 MBC의 예전작 <소울메이트> 보셨수?그 드라마 은근 사람 잡는 매력 있수다..무지 가벼운 듯 하면서..사람들의 환타지..소울 메이트라는 거 자체가 판타지 아니겠어요..^^ 암튼 자극하지요..(난 홀로 태왕사신기를 보며 말할 사람이 없어 답답하오..같은 판타진데 장르가 영..)안보셨다면 추천!!명대사가 쏟아졌던 드라마..그러구 보니 난 끄때 그 책과 CD두 샀잖아~~~캬~~~~습관인가봐요^^

    • 파슬리 2010.11.26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다장문 인증 아니 해주셔도 됩니다^^;;
      전 사실 깔끔x쌈박X간단X명료한 글을 지향한단 말입니다~~~ㅠ_ㅠ 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마는 가련한 수다쟁이[털썩;;] 언젠간 짧고 굵은 글쓰기에 꼭 성공할 테야요~ㅋㅋㅋ

      아,[소울메이트] 제목부터 딱 제 취향이라 꼭 보고 싶었던 건데 어째 한 회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땐. 주말 밤에 했던 걸로 기억은 나는데... 그거 대사랑 음악선곡이 꽤 화제였었지요? 보기 전부터 제 마음에 들 것 같다는 왠지 모를 확신이 있어서 다운은 다 받아뒀는데, 어째 시작할 겨를이 없네요^^;

    • BlogIcon 칼촌댁 2010.11.27 0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소울메이트' 처음 들어봐요.
      세인님이 추천하시는 드라마니 꼭 챙겨봐야겠는걸요?ㅎㅎ
      태왕사신기에 이필립 나오죠? 기억에 지금보다 더 대사가 없었던 것 같은데...^^;;

  16. BlogIcon 또웃음 2010.11.25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에 드디어 바뀌는 건가요?
    아! 정말 엄청 재밌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

  17.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10.11.25 2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크릿가든 엄청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못보고 있는 1인으로서 안타갑기만 합니다~~ㅠㅠ

  18. BlogIcon Naturis 2010.11.26 0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머리긴 남자 원빈인가요?
    가발이겠죠? 귀신같은데요 ㅋㅋ

  19. BlogIcon meru 2010.11.26 0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영혼이 바뀐 다고요???
    어머나...로코가..그냥 로코가 아니었네요 ㅋㅋㅋㅋ
    너무 황당쓰...하지만 재밌고 우낄 것 같아요.
    영혼이 바뀌는 걸 성별의 차이 극복으로만 보지 않으시고,
    신분격차의 극복으로까지 분석하시는 칼촌댁님의 예리하심에도 박수를...^^

    • BlogIcon 칼촌댁 2010.11.27 0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넵. 영혼이 바뀔 예정이랍니다.
      저도 처음에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ㅎㅎ
      제가 좀 많이 나간 것 같아요.
      그냥 웃고 즐기면 되는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할까요? ^^

  20. 나도 2010.11.26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이렇게 생각은 헷었는데 ^^;;
    글로 정리된건 처음보네요!!
    너무나 시원하게 정리를 잘하셨어용!!
    잘보고 갑니다.

  21. 별빛 2010.11.27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한데요, 글쓴이님은 무슨일 하세요?
    글 보면 비평이 깔끔해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