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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미드

남편이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다면? - 미드 '굿와이프' 이야기

최근 한국에선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한 정치인과의 스캔들 폭로로 시끌하더군요. 비단 이런 일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잘나가던 정치인이 스캔들로 인해 공직을 떠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그 옛날 유명했던 토머스 제퍼슨(미국 제3대 대통령)의 스캔들로부터 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의 스캔들(사실 여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캔들이 존재해 왔습니다.(☞미국 정치스캔들 목록이 궁금하시면 이곳으로)

미국 스캔들 중 유명했던 것, 혹은 기억에 남은 스캔들이 꽤 됩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유명 여배우 먼로 사이의 스캔들, 탄핵위기에 까지 처했던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 사이의 스캔들, 검찰총장 시절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울 만큼 부정부패와 싸웠던 뉴욕주지사 엘리엇 스피처의 매춘 스캔들, 32년간 암투병 중인 조강지처를 버리고 혼외정사로 아이까지 얻었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최근 아르헨티나까지 정부를 만나러 날아갔던 마크 샌포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스캔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민주당의 차세대 정치지도자였던 엘리엇 스피처와 존 에드워즈의 스캔들은 그야말로 쇼킹한 일이었지요.

왜 정치인들은 이런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기 쉬운 것일까요?

[스캔들의 심리학]이라는 책에 보면 스캔들이라는 것은 "인간의 여러 욕망 중 일부가 얽히고 설켜 만든 결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왜 '섹스 스캔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 원인은 바로 이 책에서 밝힌 '정욕'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캔들을 일으키는 이른바  9대 욕망, 즉 분노, 시기, 고집, 탐식, 탐욕, 허망, 정욕, 교만, 나태 가운데 정욕이 가장 많은 원인과 비율을 차지한다"

스캔들의심리학
카테고리 인문 > 심리학 > 교양심리
지은이 에드 라이트 (에버리치홀딩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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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공인'이라는 성격때문에 인간의 욕망을 보통 일반인처럼 분출할 수 없으므로 일탈을 꾀하게 되고, 그로 인해 폐쇄적이고 자극적인 방법이나 비밀스러운 방법을 택하다보니 더 큰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거기다 권력을 가진 자이니 옆에서 그를 가만두지 않을 듯 싶습니다. 항상 유혹의 손길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바로 정치인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정치인과 여자문제(섹스 스캔들)가 종종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전 빌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지퍼케이트'가 터지기전 상영되었던 영화 "웩 더 독(Wag the dog)"이 그 대표적인 영화이지요. 그리고 최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드 중 하나인 "굿 와이프(The Good Wife)" 역시 섹스 스캔들과 비리사건에 연루된 검사장이 나오는 드라마입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와 현실 미국 정치인들의 스캔들과 한번 비교해 볼까 합니다.

자신의 섹스스캔들과 부정비리의 추문에 휘말린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 중인 피터(미드 '굿와이프'의 한장면)


유명한 스콧형제들이 만든 미드 '굿 와이프'는 표면적으로 법정수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미국 정치계의 실상과 법조계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거기에 남편(시카고 쿡 카운티 검사장)의 스캔들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는 와이프(알리시아 플로릭)의 행보를 그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혼후 13년간 정치인 남편의 아내로 내조만 하고 살아왔던 알리시아가 남편의 스캔들로 인해(남편은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감옥행) 하루 아침에 가정을 책임지게 됩니다.

공직에 있는 남편이 일반 비리에 연루되어도 힘들 판에, 매춘부와의 섹스 스캔들이라니 알리시아는 하루 하루가 지옥을 걷는 기분입니다. 거기다 틴에이저인 남매도 돌보아야하고 먹고살 궁리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알리시아가 결혼전 유명 로스쿨 출신이라 로펌에 변호사로 취직하게 되는데, 그녀가 일을 통해 서서히 그녀의 삶(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클린턴 부부(좌)와 스피처 부부(우)


내용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이 미드는 현실의 정치세계와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특히 이 드라마를 보면서 먼저 떠올랐던 사람은 힐러리 국무장관이었고, 다음은 실다 스피처였습니다. 하지만 '굿 와이프'를 보면 볼 수록 극중 알리시아는 실다 스피처(그녀 또한 유명한 변호사 출신의 가정주부)를 롤 모델로 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극중 장면(위)과 스캔들을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하던 연설장면(아래)과 참 많이도 닮아있습니다. 아내를 대동하고 나서서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해달라고 하던 모습들이 참 비슷합니다.

이러한 남편의 떠들썩한 스캔들에도 클린턴 부부와 스피처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힐러리는 현직 국무장관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클린턴은 전직 대통령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엘리엇 스피처의 경우 최근 CNN 시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것으로 재기를 엿보고 있습니다. 반면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과 마크 샌포드 주지사는 스캔들 이후 이혼을 했습니다.

아직 '굿 와이프'는 시즌 2가 진행 중이라 알리시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입니다.('굿 와이프'라는 제목으로 짐작해보건데 가정을 지키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정치인의 아내, 공인의 아내로 살아가는 알리시아의 생활은 일반인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특히 남편의 스캔들 이후, 자신의 잘못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어딜가나 '섹스 스캔들'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닙니다.

만약 우리가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정치가의 아내였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에드워드의 아내나 샌포드의 아내처럼 화끈하게 이혼을 해버렸을까요? 아님 힐러리나 실다처럼 가정과 아이들, 남편곁을 지켰을까요? 어떤 결정이든 쉽지 않을 것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는 참 어려울 듯 합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예전 어느 프로그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남편의 스캔들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물음에 '사랑과 용서, 우정, 가족의 힘 덕분이었다'라며 미소지어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여유있게 대답하기까지 그녀는 수많은 고통과 슬픔을 겪었을 것 같지요?
하지만 당당히 스캔들을 극복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가 참 대단해 보입니다.

저는 이 미드를 보면서 과연 '굿 와이프'가 무엇인지 종종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 그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알리시아와 함께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재미있고 빠져들만한 미드를 찾으신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의 정치계나 법조계를 이해하는데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내포되어 있어 흥미진진합니다. 오랜만에 미드 리뷰를 쓰려니 힘듭니다. ^^;;
재미없어도 이해해 주시길....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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