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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

닥터 챔프, 착한 드라마의 너무나 착한 결말

닥터 챔프, 참으로 착한 드라마가 오늘로 끝이 났습니다. 보고난 후의 느낌은 말 그대로 '참 착하게 끝났구나'였습니다. 누구도 불행하지 않고, 그렇다고 어느 누구만 행복하지 않은 결말이었습니다.
연우는 의무실 실장으로, 지헌은 또 다시 올림픽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로, 도욱은 태릉선수촌 매디컬 센터장으로, 희영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영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모두 지금 자신들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관계에서 행복해 보이더군요.


이런 풋풋하고, 예쁜 드라마를 이제 못본다고 생각하니 벌써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우는 황당한 사건도 없었고,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도 없었던 순수하고 착한 드라마였습니다. 거기다 아름다운 영상까지...
닥터 챔프는 '이런 드라마도 만들어질 수 있구나'하는 가능성을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시청률이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넘쳐나는 자극적인 소재와 이야기 속에서 차별화된 드라마를 선보였다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함께 풍등을 날리며 소원을 비는 두사람, 둘의 사랑 지금처럼 예쁘게 이어나가길...


가슴설레이는 풋풋한 사랑을 보여준 드라마
최종회에서 연우와 지헌의 풋풋한 사랑이 이어져가는 예쁜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닭살 돋는 느끼한 멘트가 아니어도 보는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장면들도 참 많았습니다.
막 사랑에 빠진 커플들이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장면들이 보는 내내 웃음짓게 만들더군요.


이런 장면들은 닥챔을 보는 재미 중의 하나였는데, 전 개인적으로 15회에 나왔던 이 장면이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도욱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연우를 본 지헌이 살짝 질투가 나서 벽에 연우를 몰아세웠던 장면이지요. 지헌이 "둘이 왜 웃었어요?", "웃지마요~, 너무 예쁘니까"라고 했던 장면입니다. 적고 보니 좀 닭살 멘트이긴 합니다만, 연우가 닭살 돋았다고 받아치는 것이 너무 현실적이라 아주 좋았던 장면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연우를 향해 지헌이 보여줬던 말들, 행동들이 너무 사랑스러웠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딱 기분 좋게 만드는 그 정도의 '느끼함'을 보여줬었습니다. 격정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라,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소박하고 예쁜 사랑이라 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상처 치유 드라마
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었습니다. 연우는 '내부고발'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태릉선수촌 주치의로 오게 되었고, 지헌은 형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자책하고 있었고, 도욱은 다리를 저는 외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14년간 자신을 버렸던 희영에게서 받은 상처를 안고 있었지요. 희영 역시 도욱을 버린 자책감과 이혼이라는 아픔이 있었던 인물입니다. 거기다 상봉 역시 경기 중 부상으로 하반신 마비라는 시련을 겪게되는 인물이지요. 하지만 이런 아픔과 상처들이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서로를 통해 치유되어갑니다.


연우에게 의사로서의 자신감과 옳은 일을 해간다는 믿음을 심어준 것은 도욱이었고, 자신의 사고 후 한번도 웃지 않았던 도욱을 웃게 만든 것은 연우였지요. 희영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으로 가득찼던 도욱의 마음을 풀어준 것은 다름아닌 희영이었지요.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다'라는 말처럼 그들은 이제 다시 끊어졌던 그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지헌의 아픔은 연우와 그의 친구 상봉이 치유해 주었지요. 결국엔 지헌에 대한 형수의 원망도 사그러들었지요. 저는 연우와 지헌의 사랑 이야기도 좋았지만, 특히 지헌과 상봉의 그 우정에 아주 감동했었습니다. 드라마의 초반부에서 지헌과 얽혀있던 오해를 풀었던 상봉의 모습도 멋있었고, 사고 이후 지헌의 경기장을 찾아준 모습이나 친구가 유도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기억될 모습이 그 사고가 난 경기가 아니길 바라는 상봉의 마음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강인한 사람이니 재활에도 성공하고, 새로 찾아온 사랑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봅니다.

아름다운 영상때문에 눈을 뗄 수 없었던 드라마
닥챔은 캐논 EOS 5D Mark II 이라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드라마라고 합니다.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아름다운 영상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요, 최근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티비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그런 영상이 아니라서 그런지 보는 내내 참 아름답다, 멋지다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답니다. 이런 예쁜 영상들 때문에 이 드라마가 더 예쁘게 보였던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DSLR 카메라에 대해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흔히 말하는 얕은 심도의 '아웃포커싱' 기법이 이 드라마에서 참 많이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이 더 부각되기도 하고, 더 예쁜 영상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캐논의 색감도 좋아하고, 이 아웃포커싱 기법도 좋아하는지라 이런 시도들을 티비에서 더 자주봤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운동선수의 삶에 대해 조금은 이해했던 드라마
실제 운동하시는 분들이 이 드라마를 보셨다면 아마 비현실적이라 웃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일반인이 봤을때는 참 느끼는 점이 많았답니다. 운동 선수들이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태릉선수촌은 어떤 곳인지, 선수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특히 지금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 이 드라마는 좀 더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메달의 색깔이나 메달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선수들이 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흘렸던 땀들을 생각하면 그들 모두에게 금메달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 드라마가 좀 더 인기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 외에도 엄태웅의 뛰어난 연기력,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김소연, 풋풋한 사랑을 잘 표현해줬던 정겨운, 멋진 유도선수의 모습을 보여준 정석원, 말라서 너무 안쓰러웠던 차예련, 그리고 그외 모든 배우들이 참 잘해줬던 것 같습니다. 특히 유도부 식구들은 꼭 한식구처럼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나중에 유도부 감독님과 본부장님까지 멋지게 보이더군요.^^)

그리고 드라마에 출연한 까메오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오늘 마지막회에서는 샤이니의 온유와 민효린이 출연했고, 예전엔 개그맨 김병만, 오지헌이 출현했었지요. 그리고 유상철 선수랑 남현희 선수도 출현했었답니다. 아...박시후씨도 목소리만 출연해서 심심할 수 있는 드라마에 작은 재미를 선사했었지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전글에서도 지적했던 간접광고가 너무나 부자연스러워서 드라마의 흐름이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너무 대놓고 '나 광고해요~'를 외치는 것 같아서..)

닥터 챔프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영상면에서도 그렇고, 이야기면에서도 그렇고...
오랜만에 만나는 착한 드라마라 종영이 아쉽지만, 그래도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극중 김연우로 빙의되어 지헌의 사랑 고백들을 듣던 가슴 설레이던 순간들도 이젠 안녕이로군요.
예상처럼 착하게, 행복하게 끝나줘서 기분 좋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앞으로도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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