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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여심을 흔들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드라마


시크릿가든 2회를 시청하고 난 후 느낌은 작가가 정말 여심(女心)을 흔들기위해 작정하고 제대로 만들었구나 였습니다. 한편의 하이틴 로맨스를 본 것처럼 가슴 설레이게 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여주인공에 한눈에 반해버려 하루 종일 그녀만 생각하는 '백마탄 왕자님' 현빈의 매력에 퐁당 빠지기에 충분했습니다.

학창시절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읽어봤을 법한 하이틴 로맨스(할로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만, 솔직히 싫지않네요. 아니, 학창시절 하이틴 로맨스가 유치하다 생각하여 읽지 않았던 저의 마음을 흔들만큼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 2회를 보고나서, 이래서 사람들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구나...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자이다 보니 점점 더 남자주인공 김주원(현빈)에 빠져드는 기분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가 평범한 여자를, 거기다 오로지 그녀만을 사랑하는 이야기는 식상한 줄거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회 리뷰에서도 밝혔듯 그 진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시크릿가든은 이미 성공을 향해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감히 평가해 봅니다. 오늘 역시 뛰어난 연출력과 맞춤옷을 입은 듯한 연기력으로 드라마가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김은숙 작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가 곳곳에서 빛을 발하더군요. 2회 역시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아주 재미있게 시청하였습니다.

길라임(하지원)을 멀리서 바라보는 김주원(현빈), 그는 사랑에 빠진 것이 틀림없다


2회의 주요 내용은 본격적으로 길라임(하지원)이 자꾸 생각나고 좋아지기 시작한 김주원에 촛점이 맞춰진 한 회였습니다. 본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보는 시청자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가 사랑에 빠진 것이라는 것을... 아마 주원은 이런 사랑의 감정이 처음이기 때문에 알지 못하겠지요. 자신이 '미쳤다'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습니다.

머리속에서 그녀가 자꾸 생각납니다. 그런 주원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예쁜 장면들이 많았지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저는 작가의 표현력과 피디의 연출력에 감탄했습니다. 자꾸만 라임이 떠오르는 주원의 마음을 참 잘 그려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코믹한 주원의 매력을 빠뜨리지 않고 말이지요.


위 장면들 속에 있는 라임은 실제 주원의 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를 기다리려고 서있는 주원, 정원을 거닐고 있는 주원,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주원, 집앞 연못에 앉아 엄마와 통화하고 있는 주원의 곁엔 항상 라임이 있습니다. 사실 주원의 머리속에 말이지요. 그녀 생각이 자꾸 떠오르고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렇게 예쁘게 표현했더군요. 작가와 피디가 천재가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했답니다.ㅎㅎ

거기다 주원의 또 다른 매력인 '코믹함'을 참 적절하게 잘 버무려놓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상속의 그녀에게 옷이나 갈아입으라, 옷에 피묻었다던가, 자신의 이상형(섹시하고 똑똑하고 나이가 24세 미만에 좋은 집안의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면 상상속 그녀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던가....
이런 장면들은 제가 현빈이 이렇게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잘했나하며 감탄하면서 봤던 장면들입니다.

또한 라임의 마음도 주원이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관심이 싫지 않다는 것을 표현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팔에 난 상처를 들여다 보던 주원, 그런 그를 라임은 약간은 부끄럽게 쳐다만 볼 뿐 밀쳐내지는 않습니다. 앞서 주원에게 내뱉었던 심한 말과는 달리 말이지요. 이미 주원의 머릿속은 온통 라임에 대한 생각뿐이듯 서서히 라임의 머릿속도 주원에 대한 생각으로 자리잡아 가겠지요?

제가 2회에서 김은숙 작가에 대해 감탄했던 부분들이 이런 장면들 말고도 꽤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여주인공 길라임(하지원)에 대한 작가의 시각인데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작가는 라임을 '멋있다'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작가의 시각은 오스카의 입에서, 주원의 입에서, 그리고 첫첫회 소매치기 당했던 여자의 입에서 밝혀주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오스카앞에서 수줍은 소녀로 돌아간 라임(하지원의 눈빛연기가 좋았던 장면)

오스카도 라임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여전히 멋지네요"라고 말해주죠. 그리고
소매치기 당했던 여자도 "어쩜 저렇게 멋진 여자가 다있냐"라고 말해줍니다.
주원 역시 라임을 만나러 액션스쿨에 갔다가 멀리 오디션 심사를 보고 있는 라임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했던 말이 있습니다. "지금 눈 앞에 앉아 있는 저 여자는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던 그 여자보다 훨씬 멋있다"라고 말이지요.
스턴트우먼, 액션배우라는 그녀의 직업 역시 길라임 그녀가 '예쁘다', '사랑스럽다'가 아니라 '멋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두번째로 하이틴로맨스(할로퀸)을 살짝 비꼬았던 장면입니다. 주원과 결혼 의지를 불태우는 윤슬(김사랑)이 주원과의 두번째 만남에서 또 뻥차이고 나오면서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첫번째 만남에선 '신여성 버전'을 선뵈였고, 이번 두번째 만남에선 '할로퀸 버전'을 선보였는데 주원한테 안통했다고...
운명적인 만남이니, 첫눈에 반했다는 식상한(?) 할로퀸 버전의 말들을 주원에게 했으나, 주원은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당신과 바로 침대로 가고 싶다는 말이니까 누가 그런 말을 하면 주먹을 날리라며 조언해주고 자리를 뜹니다. 작가가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만한 점들을 살짝 꼬집어 주는 것 같아 속이 시원했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도 로코물의 하나이긴 하지만 말이죠. ^^ 

작가의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였던 또 다른 장면은 바로 액션스쿨에서 머리감고 나오던 라임과 마주친 주원의 대사였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미친듯이 웃었답니다.
라임에게 머리는 왜 감았냐, 이상하다, 세수만 해도 되는데 꼭 머리까지 감아야 하냐, 괜히 여자들이 남자 정신 못차리게 할때 젖은 머리로 샴푸냄새 풍기면서 나타나더라...라고 말합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들 아니십니까?
영화나 드라마, 종종 소설에서까지 샤워를 막 하고 나온 젖은 머리에 남자들이 넘어가는 장면들이 나오지요. 너무 정통으로 꼬집은 것 같아 아주 재미있게 봤던 장면입니다.

이렇듯 김은숙 작가는 종종 드라마속에서 어떤 것을 패러디하거나 살짝 비판하는 장면들과 대사들을 넣기로 유명하지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자신의 전작을 패러디하는 대사들도 벌써 나왔지요. '웰컴투 동작구', '내안에 너있다' 이런 대사들 말입니다. 앞으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장면들 찾아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사가 툭툭 튀어나오는 상황들을 지켜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입니다.
주원이 백화점 박전무한테 살짝 당한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박전무를 잘라버리겠다라고 하던 장면에서 박장대소했답니다. 비서가 무슨 좋은 수라도 있냐고 물었을때 주원에 입에서 나온 답이 바로 "엄마한테 이를꺼야" 였으니까요.
거기다 단박에 현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저 빤짝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는데, 저런 이상야릇한 포즈에서도 "이 옷 진짜 비싼거야"라고 말하던 주원이 너무 웃겼답니다.(아마 다음편엔 또 다른 빤짝이 옷을 선보일 예정이죠?ㅋㅋ)
주원이 액션스쿨 사람들이랑 족구하던 장면도 참 웃겼고, 돼지껍데기 먹으러 가서 보여줬던 그 리얼한 얼굴 표정도 참 재미있었답니다.
이 외에도 참으로 예상하지 못한 대사들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사람 정신 못차리도록 즐겁게 만드네요.


2회 마지막은 제대로 '백마탄 왕자님'으로 나타나 주신 주원의 얼굴과 주원의 실체(백화점 사장)을 알게된 라임의 얼굴에서 끝이 났습니다. 곤경에 처한 라임앞에 짠~하고 나타나 자기한텐 그녀가 김태희고 전도연이라는 닭살스런 멘트를 만인앞에서 해버렸군요. 캭~ 이 또한 모든 로코물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질리지 않는, 여자들이 한번쯤 상상해본 바로 그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이로 인해 또 다른 시련들이 닥쳐오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영화감독이 라임을 괴롭히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단지 웃기기만 하면 코메디겠지만, 그 속에서 로맨스라는 큰 줄기는 아주 잘 잡아가고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여자의 마음을 흔들기도 충분한데, 거기다 작가의 재치와 피디의 뛰어난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 덕에 더욱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의 진부한 공식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을 진부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적절한 이 드라마의 OST 역시 큰 몫을 하고 있구요. 오랜만에 대중들에게 폭넓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의 주말은 항상 즐거울 듯 합니다.^^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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