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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화려한 액션이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하지원, 현빈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첫방송을 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한마디로 '대박'조짐이 보이는 드라마입니다. 보는 한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 웃음이란 것이 잔잔한 '미소'수준이 아니라 '박장대소'수준이니 말 다했습니다.
제가 이 시크릿가든의 작가(김은숙) 전작인 '시티홀'을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잘 알려진 '연인'시리즈의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그리고 고 박용하가 출연했던 '온에어'를 만든 작가와 피디가 또 다시 뭉쳤다고 합니다.


시크릿가든 역시 아주 진부한 드라마 소재 중의 하나인 '신데렐라'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남자주인공인 재벌이 등장하고, 가난하거나 보통사람인 여주인공(여기선 아직 집안 사정까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럴 것이라 예상됨), 그 여주인공을 옆에서 지켜주는 남자,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서브 여주, 거기다 잘나가는 연예인까지... 이들의 관계가 얽혀 삼각 혹은 사각관계가 주된 내용이 될 예정이지요.
어쩌면 뻔하디 뻔한 이 진부한 스토리를 어떻게 재미있게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시크릿가든은 치고 받는 짜임새있는 대사들,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서 아주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 앞으로 남녀가 뒤바뀌는 판타지가 더해져서 그 재미는 배가 될 조짐이 보입니다.

처음에 개인적으로 남녀가 뒤바뀌는 상황이 참 유치한 설정이라 생각했는데, 1회를 보고나서는 그 생각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김주원(현빈)과 길라임(하지원)의 영혼이 바뀐다고 하는데, 잠시 예고만 봐서도 웃음이 나와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까칠하면서도 똘끼 충만한 백화점 사장 김주원, 역시 까칠하긴 하지만 아주 터프한 스턴트우먼 길라임...이 두사람의 영혼이 바뀐 뒤의 일들을 그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워집니다.

특히 현빈의 경우 저는 '삼식이'이후 첫 만남이었는데, 정말 제대로 까칠하고, 도도하고,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이 김주원이라는 역할을 아주 제대로 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하지원의 경우(사실 저는 하지원씨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였습니다만) 여자인 제가 봐도 너무 멋있네요. 스턴트우먼답게 강인한 인상과 액션으로 보통의 여주인공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제가 봐왔던 소위 말하는 '대박'드라마는 1회부터 사람을 확 끌어당기는 어떤 힘이 있었습니다. 제겐 성스도 그런 드라마 중의 하나였구요. 성스는 매니아층을 만들어낸 드라마라고 하면, 이 시크릿가든은 대중에게 골고루 사랑받을 만한 요소(로맨스, 코믹, 액션, 판타지)를 지닌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 역시 1회부터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시크릿가든이 큰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전의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과는 다르다, 강인하고 멋진 그녀 길라임
여자도 반할 것 같은 터프한 그녀 길라임, 그녀는 스턴트우먼입니다. 와이어 액션에, 총, 칼은 기본이며 다치는 일도 종종 생기지요. 그녀의 액션씬을 보고 있자니 '툼 레이더'에서의 졸리가 생각나더군요. 이런 액션씬은 하지원이라는 배우가 아니면 누가 해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잘해냈습니다. 영화의 한장면처럼 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앞으로 종종 이런 멋진 액션씬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그녀는 항상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삽니다. 그런 말 하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일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굽히는 일은 그녀에게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땐 지킬 줄 아는 강인한 여자입니다. 오랜만에 여주인공을 보면서 가슴이 뛰더군요.

그런 그녀의 눈에 비친 주원은 단지 (자신과 예전에 함께 영화를 찍었던)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오스카(윤상현)의 심부름꾼에다가 심부름도 제대로 못하는 머리 나쁜 사람에, 똘기 충만하고 겉멋만 든 오만방자한 남자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또 어떤 식으로 엮여 그와 영혼이 바뀌게 되는지 아주 궁금해 집니다.

외모, 재력 모든 것이 완벽남, 그러나 웃음을 짓게하는 남자 김주원
큰 백화점을 경영하는 김주원, 그는 일주일에 2번밖에 출근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젊은 나이에 부모 잘 만나 입에 금수저 물고 태어난 철없고, 싸가지 없고 오만방자한 재벌 2세로만 보입니다. 거기다 잘 생기기까지 했으니 그와 어떻게 해볼려는 여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자에게 그닥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길라임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지요. 그녀는 이전까지 그가 봐왔던 여자들(자신에게 잘보이려 하는 여자들)과 다른 부류의 사람입니다. 우연히 사촌형 오스카때문에 그녀와 첫만남을 하게 되었는데, 멋진 액션씬을 보이는 그녀를 보는 순간 그의 마음이 흔들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다친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주면서 본격적으로 그녀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 것 같네요.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도 하니 말입니다.

그에게도 남들이 알아서는 안될 비밀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의 주치의가 등장하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봐서 아마 김주원은 '공황장애'가 있어보입니다. 이것 때문에 그는 백화점에도 일주일이 이틀만 출근하고, 백화점 출근도 꼭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를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비상해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백화점 돌아가는 상황쯤은 모두 꿰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김주원도 이런 도도하고 까칠한 완벽남으로만 설정되었다면 너무 식상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박장대소할 수 있는 장면과 대사는 모든 것이 남자주인공으로부터 나옵니다. 즐거움을 선사하는 인물이지요.(저 빤짝이 츄리닝 정말 웃겼습니다. 40년간 츄리닝만 만든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공으로 만든 옷이라지요?ㅋㅋ 그리고 병원에서 라임이가 신고 있던 오스카 양말을 벗기던 장면, 라임이를 호텔로 데려가던 장면과 대사들 너무 웃겼습니다.ㅎㅎ) 현빈의 능청스런 연기덕에 또 하나의 매력남이 탄생할 조짐이 보입니다.

기대되는 그 외의 인물들, 윤슬, 오스카, 임종수...
윤슬(김사랑)은 첫장면에서 김주원과 선을 보는 여자로 나옵니다. 아마 집안도 좋고, 재력도 있는지라 백화점 VVIP이지요.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내숭과 가식에 안넘어오는 남자가 없었는데, 이 남자(김주원)는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를 단방에 차버립니다. 자존심도 상할만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시작이라며 주원과 결혼 의지를 불태웁니다. 아마 그녀의 첫사랑은 주원의 사촌형 오스카(윤상현)인 듯 한데, 앞으로 이들의 관계에서 무지하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그녀이지요.(김사랑씨 연기하는 것은 처음 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잘하더군요)

오스카(윤상현)는 유명한 한류스타 가수입니다. 주원과는 사촌지간이고, 천하의 바람둥이입니다. 여자들과 가벼운 만남을 좋아하고, 이별을 고할때도 달콤한(?) 키스를 해주는 남자이지요. 아마 윤슬과 인연이 있는 것 같은데, 그녀가 첫사랑일지도 모르겠네요. 앞으로 주원, 윤슬, 오스카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윤상현씨 생각보다 노래 너무 잘하더군요. 콘서트하는 장면에서 불렀던 노래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 노래 역시 인기를 얻을 것 같네요.

임종수(이필립)는 길라임의 무술감독이자 그녀를 한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멋진 남자로 나옵니다. 그의 아련하고 애잔한 눈빛이 여러 사람을 울리겠더군요. 진작 알아줬으면 하는 길라임은 모른체 말이지요. 무술 감독과 어울리게 장발에, 시원시원하게 생긴 덕에 또 다른 인기 서브남주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글을 마치며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피디의 전작들 중 '연인' 시리즈는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 시크릿가든은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소재와 설정은 진부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봅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휴 그렌트'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보면 주제는 항상 달달한 로맨스에 진부한 설정이었지만, 작품마다 또 다른 재미와 중독성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시크릿가든도 진부할 수 있는 설정을 탄탄한 대본과 연출력, 연기력으로 또 다른 재미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시티홀'에서 가슴 콩닥거리게 했던 백허그와 키스씬도 다시 한번 재현되길 바래봅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빌면서 저의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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