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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APPETIT

피자와 함께 즐기는 Dr Pepper

한가로운 여름날 오후네요.
오늘은 점심때 오랜만에 피자를 배달시켜 먹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엔 피자집이 꽤 있는 편인데,
개인이 하는 로컬피자보다 배달은 꼭 파파존스, 도미노, 피자헛에서 시키게 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파존스 피자를 좋아해요.^^
맛도 괜찮거니와 다른 것보다 우리 동네에선 월요일날 라지 피자를 5.99불에 팔거든요.
대신 매장에서 직접 픽업해야해요.
그런데 오늘은 매장에서 픽업하는 것도 귀찮아 도미노 피자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네요.

이건 남편과 저를 위한 어른용...
(필리 스테이크+그린 페퍼 / 버섯+페퍼로니)
이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하와이안 피자와 치즈피자...
거기다 온라인 무료 쿠폰으로 얻은 시나 스틱스....
기대하지 않았으나 피자보다 이 녀석이 더 맛있었네요.
수북하게 뿌려진 시나몬 슈거...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저랑 남편이랑 하나씩 먹어보곤 구경도 못했다는...ㅋㅋ
이 모든 것을 14불 섬띵에 시켜먹었네요.
한국에 비해서 정말 피자값은 엄청 싼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서 피자헛 같은데 한번 가면 돈이 엄청 깨졌던 기억이...ㅠ.ㅠ

피자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페퍼론치니를 함께 곁들면 더욱 좋죠.
그리고 피자를 먹을때 반드시 있어야하는 탄산음료...
몸에 안좋은 것은 알지만, 이럴땐 꼭 먹어줘야 한다지요.
거짓말 조금보태 텍사스 사람들은 소다하면 닥터 페퍼(Dr Pepper)를 마신다죠.ㅎㅎ

한국엔 아직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는 것 같던데....(맞나요?)
저도 텍사스에 온지 2년이 지난 지금, 음료수하면 바로 이 닥터 페퍼만 찾습니다.
10여년 전에 아는 교수님(공교롭게도 이 교수님의 미국 모교가 남편의 지금 학교랑 같네요.^^)이 한날 교수님 연구실 냉장고에서 이 녀석을 꺼내주더군요. 마시라고...
어려운 교수님 앞이라 태어나서 처음보는 이 녀석을 들고 쩔쩔 맸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 맛봤을때 황당한 맛이란...ㅋㅋ
마시긴 마셔야겠는데, 무슨 체리코크 맛도 아닌 것이, 약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색깔은 콜라 색깔이랑 똑같은데 말이죠.
암튼 그래서 한 캔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던 생각이 아직도 납니다.
텍사스에서 박사를 하셨던 그 교수님은 그 시절 이 닥터 페퍼를 어디서 구하셨는지 이것만 드시더군요.
제가 텍사스로 올 때까지 정말 이해를 못했거든요.
이 요상한 맛을 왜 맛있다고 드셨을까...

그런데 지금은 제가 이 녀석을 찾아서 마실 정도가 되었으니, 웃기지요.
닥터 페퍼를 먹다가 콜라는 싱거워서(?) 못 먹겠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햄버거를 먹을 때도, 이렇게 피자를 먹을 때도, 바베큐를 먹을 때도 안성맞춤인 음료는 이 닥터 페퍼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닥터 페퍼는 이 텍사스 지역에서 아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음료지요.
어딜가나 닥터 페퍼는 있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닥터 페퍼가 1880년대경부터 제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Waco)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처음엔 텍사스의 조그만 드러그 스토어(약국+그로서리)에서 팔기 시작했는데,
이 닥터 페퍼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고 하네요.
이 음료수를 발명한 사람이 Dr.Pepper라는 사람의 딸과 사랑에 빠져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둥...
암튼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나봐요.
닥터 페퍼 캔에도 적혀있듯이 1885년부터 판매가 되었다고 하니, 꽤 오래된 미국 음료 중의 하나랍니다.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이 닥터 페퍼의 맛은 그리울 듯 싶어요.

점심을 좀 과하게 먹었더니 아직도 배가 더부룩 합니다.
한식만 고집하는 남편은 벌써부터 느끼해서 라면이 생각난다고 해요.ㅠ.ㅠ
전 오랜만에 피자 먹어서 좋았는데 말이죠.
전 남은 닥터 페퍼나 마저 마시러 가야겠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