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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드림하이

드림하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 안타깝다


드림하이 14회는 백희의 용기로 진국의 폭행사건에 대한 전말이 밝혀지지만, 그로 인해 백희는 '주홍글씨'처럼 큰 상처를 안고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백희는 죽을만큼 힘들고 아픈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사건을 통해 진국은 하루 아침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아이돌에서 '폭행돌'로 추락하지만, 대신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룹 K는 소속사와의 계약이 해지되고, 우여곡절 끝에 혜미, 삼동, 진국, 백희, 제이슨, 필숙, 이 여섯 아이들은 마두식 사장이 운영하는 하얀기획으로 모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EMG사의 오디션을 준비하며 다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바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쉽게 한순간 가십(gossip) 거리로 전락하는 연예인의 모습과 그것을 확대재생산하는 대중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손가락질 받는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 무겁지만 이 안타까운 마음부터 적어볼까 합니다. 


성범죄의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보여주다

백희는 사건 당일 있었던 이야기를 혜미에게 털어놓습니다. 왜 진국이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는지 말이죠. 혜미는 백희에게 아무한테 말하지말고 지금처럼 그대로 있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마 그런 선택을 한 진국이도 그것을 바랄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라고 위로해주지요. 그러나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로 인해 백희가 그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강선생과 시선생이 알게 되고, 백희는 선생님들께 소속사 사장으로부터 성추행 당할뻔한 자신을 구하기 위해 진국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두 선생님의 의견이 나뉩니다. 강선생은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백희가 경찰서에 가서 참고인 자격으로 증언을 해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지만, 시선생은 그 증언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될 백희 때문에 강선생을 만류합니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언론과 세상 사람들이 피해자라고 감춰주고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라 들춰내고 까발려서 결국 신상까지 밝히고 난도질해 왔기 때문에 시선생은 사실을 감춰서라도 백희를 보호하고 싶어합니다.(물론 강선생의 의견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현실이 이렇지 않았다면 강선생의 의견대로 풀어나가는 것이 맞겠지요. 언젠가 강선생의 '이상주의'적 발언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백희가 정말 어렵게 용기를 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경찰서에 가서 털어놓고, 결국 진국의 누명은 벗겨졌지만 진작 피해자인 백희는 'K양'으로 둔갑해 언론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비난이나 사고재발 방지에 대한 관심보다 피해자 'K양'이 누구일까에 더 관심가지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일로 인해 백희는 어쩌면 평생 '성추행 당한 K양'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과거에 '모 양 비디오 사건'에서 사람들은 그 가해자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모 양'에 대한 기억은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평생 그녀에게 이 일은 꼬리표로 따라다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다시 일어서는 백희의 모습과 그 용기에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동안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가십거리를 '심심풀이 땅콩'정도로 생각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던 모습에 대해 반성하게 되더군요. 피해자도, 연예인도, 그리고 모든 사람은 한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된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그런면에서 이 드라마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한명이라도 이런 반성을 하게 된다면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폭행사건으로 진국이 잃은 것과 얻은 것

진국은 폭행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왔던 인기와 경력을 하루 아침에 다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가장 큰 것을 얻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입니다. 진국 아버지의 감정변화는 지난주에도 감지되었는데요, 이번에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현회장은 진국과 함께 소속사 사장에게 사과하러 간 자리에서 소속사 사장의 행태에 분노하며, 그동안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이라 치부해오던 진국을 스스로 자신의 친아들이라 밝히고 사과를 거부해 버립니다.

현회장이 그동안 정계에 진출하기 위해 진국이 피한방울 안섞인 자신의 양아들일 뿐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진정 아들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아버지로 변했더군요. 현회장이 이렇게 변화된 것에는 진국의 노력과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이번회에서 가장 가슴 따뜻하고 흐뭇했던 장면은 바로 진국과 현회장이 함께 관람차를 탄 장면이었습니다. 관람차는 진국이 어린시절 유일하게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던 장소입니다. 그런 장소에 다시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진국의 모습은 비록 폭행사건으로 잃은 것은 많지만, 그토록 바라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얻어서일까요? 참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부자(父子)'의 모습으로 남길 바랍니다.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여섯명의 아이들

세계적인 음반사 EMG에서 가수를 뽑는 오디션을 연다는 소식을 기린예고 아이들이 접하게 됩니다. 모두들 까다로운 참가조건으로 인해 포기하지만, 여기에 도전하는 여섯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혜미, 진국, 삼동, 백희, 제이슨, 필숙입니다. 3개국어 이상 하지도 못하고 10회 이상의 음악관련 대회 수상 경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하는 이 오디션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준비합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죠.

서로 도와가며 데모 비디오를 촬영하는 여섯 아이들, 강선생님의 충고대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각자 자신이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과정을 담기로 합니다. 그 중 가장 감동적인 것은 바로 백희의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K양'이라 밝히면서 지금은 그것이 '주홍글씨'이지만 나중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가 되겠다고 포부를 데모 영상에 밝힙니다. 그동안 백희의 영입을 꺼려하던 마사장의 마음을 움직이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이제 마사장의 하얀기획 밑에서 한솥밥을 먹게된 여섯명의 아이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성공하게 될지, 아니면 실패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의 도전하는 청춘이 싱그럽고 또 부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선생님들의 조언, 마사장의 도움이 어우러져서 이들은 반드시 꿈을 이룰 것이라 생각되네요.


헤미가 가장 기쁜 순간 떠올린 사람은 진국이 아닌 삼동?!

그동안 일본에서 '관람차 키스' 이후 '택배커플' 진국과 혜미의 러브모드는 한동안 지속되었는데요, 이번회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마사장이 삼동, 진국, 백희를 모두 영입하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에 혜미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진국이 아니라 삼동이었던 것이죠.

혜미가 삼동이를 먼저 떠올리며 당황했던 이유는 바로 필숙과 나누었던 대화때문입니다. 혜미가 필숙에게 물었지요. 제이슨을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냐고 말이죠. 필숙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항상 생각나고, 같이 있고 싶고, 기쁠 때나 슬플때 가장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라고...

진국, 삼동, 백희의 소속사 영입 소식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진국일거라 생각했는데, 혜미의 무의식 중에는 삼동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오디션 데모 영상을 준비하면서 진국은 자신이 모르는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혜미와 삼동을 보면서 잠시 불안해하는 모습이 비춰졌는데요, 이런 혜미의 변화와 불안해하던 진국의 모습이 맞물려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택배커플' 이냐, '농약커플'이냐 이것이 문제네요.ㅎㅎ


글을 마치며

14회에서 '우유커플'의 필숙은 정말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제이슨 역시 포스트잇에 '사랑하나봐'라는 말로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15회 예고편을 보니 이 '우유커플'의 키스신이 나올 것 같네요. 귀여운 '우유커플'의 사랑, 끝까지 예쁘게 지켜나갔으면 좋겠네요.

또한 시선생과 강선생의 러브모드도 시선생의 포옹으로 인해 급물살을 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시선생을 짝사랑하던 양선생의 마음은 아프겠지만, 미련 곰탱이 강선생이 시선생의 마음을 잘 헤아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포옹하는 모습때문에 완전 흥분하신 교장선생님의 모습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앞으로 사윗감으로서 강선생을 어떻게 보실지 궁금합니다.ㅎㅎ

이제 얼마남지 않은 드림하이는 진국, 혜미, 삼동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연결될지, 그리고 'K'가 누가 될지를 풀어나갈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회 예고편에 혜미의 아빠가 등장함에 따라 또 다른 반전이 준비되어 있을 듯 합니다. 그 어떤 것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된 드림하이, 이제 한순간도 놓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드림하이, 다음회를 몹시 기다리게 하는 대단한 매력을 지닌 드라마가 틀림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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