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10회는 주원이 라임의 입에 묻은 거품을 입술로 닦아주는 일명 '거품키스' 때문에 아주 달달하셨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달콤한 키스 후에 너무나 뻔뻔스럽게 대처했던 주원때문에 많이 웃었습니다. 저는 이 키스 장면도 좋았지만 주원의 감정을 표현했던 잔잔한 장면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마치 주원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에 걸린 것처럼 라임과 함께 보내는 모든 순간이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표현한 장면이나 혼자서 오페라를 보고 있는 장면, 자신이 찢어버린 라임이 만든 지도를 다시 붙이며 '비겁한 (김주원)'이란 글자를 적어넣던 장면들이 가슴에 와서 박히더군요.


'비겁한' 주원의 위험한 발상
보는 동안 주원이 만들어낸 재밌는 장면들(이번에는 임감독까지 합세했더군요) 때문에 웃기도 했지만, 다 보고 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워져 옵니다. 지금은 주원은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아픈 길을 가야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저 사귀다보면 라임이 '열의 아홉인' 그런 흔한 여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 자신이 헤어지고 싶을 때 쉽게 헤어질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자신의 것을 포기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라임)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중에 헤어질테니 지금은 일단 좋으니까 사귀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이라면 가능할겁니다. 적당히 데리고 놀다가 버리겠다는 생각... 

주원은 라임을 좋아하는 감정을 책임질 수도, 떳떳하게 밝히지도 못합니다. 거기다 자신의 엄마를 설득할 명분도 이유도 찾지 못하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원의 (적당히 데리고 놀다 버리겠다는)호언장담이 그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라임으로 인해 많이 울게 되고, 자신의 것을 포기해야 될 것이라는 걸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그가 오스카에게 했던 말들이나 자신의 엄마에게 했던 말들이 이기적이라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아플려고 그러나 싶어 마음이 무겁더군요. 그래도 오스카의 말처럼 '파리의 연인' 코스프레를 벗어버리고 주원만의 '백화점의 연인'을 한번 만들어가길 기대해봅니다.

주원의 머리속 실시간 검색어는 바로 '길라임'
주원의 머리속은 이제 온통 라임에 대한 생각뿐입니다. 책을 읽고 있어도 그녀가 생각나고, 혼자서 그녀가 이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며 핸드폰에 대고 혼잣말도 해봅니다. 눈이 내리는 정원을 걸으면서도 그녀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그녀의 흔적을 찾기도 하지요. 라임이 남겨둔 넥타이 매는 법을 바라보는 주원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오페라를 보러가서도 온통 그녀 생각 뿐입니다. 그녀와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 상처줬던 것만 떠오릅니다. 끈 떨어진 가방을 안고 있는 그녀, 청소기 박스를 안고 있는 그녀, 돈봉투를 안고 있는 그녀...주원이 상처줬던 그녀의 모습만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10회를 통틀어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주원이 감상하고 있던 곡은 푸치니의 '토스카'에 나오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아리아인데, 가장 가슴에 와닿는 가사는 바로 '나 고통 당할때 어찌하여 하나님은 나 홀로 이렇게 내버려 둔단 말입니까'라는 부분입니다. 장면과 노래가 절묘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작가와 피디의 연출력이 아주 뛰어났던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주원의 머리속에 있는 라임의 모습도 잘 표현했고, 놀라운 것은 극초반 주원의 상상속에 등장하던 라임과 달리 그녀의 표정이 한결같이 무표정이라는데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에 걸린 주원
라임과 주원은 같은 책을 읽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처럼',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라임은 주원의 집에서 책으로 가득찬 서재를 보았습니다. 주원이 저 많은 책들을 본걸까, 그 중에 어떤 책을 좋아할까,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꼈을까 궁금했습니다. 또한 그의 마음속이 궁금하고, 자신이 놓친 그의 진심이 무엇이었을까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원과 같은 책을 읽습니다.

주원은 열심히 영화촬영을 하고 있는 라임을 바라봅니다. 어딜가든, 어디에 있든 그녀는 자신의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녀와 함께하는 이 모든 순간이 특별해지고 환상속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란 질환이 있다. 망원경으로 꺼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때문에 매일 매일 동화속을 보게 되는 신기하고도 슬픈 증후군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아무것도 아닌 저 여자와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는걸까?"  

실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은 작가도 이 병을 앓고 있었다고 하지요. 이 병에 걸리면 사물이 작아 보인다거나 커보이는 왜곡현상(시각적 환영)이 나타나는데, 주원의 마음을 이 '앨리스 증후군'이라고 표현한 것은 왜 일까요? 그건 아마도 이성적(현실적)으로는 라임과 같은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과 절대 사랑에 빠질 이유 조차 없는데, 지금 주원은 아무것도 아닌 그녀에게 빠져 환상(꿈)속을 걷고 있는 그의 마음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동화가 앨리스의 꿈과 환상의 세계를 말해주고 있다보니 한편으로는 이 드라마에서 현실과 판타지(영혼바뀜)를 오가는 주원(앨리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래 이 증후군에 걸리면 일상생활도 못 할만큼 괴롭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동화'라고 표현한 것은 주원이 라임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그 환상속이 신기하기도, 슬프기도, 기쁘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재미있었던 장면들
이번회에서도 어김없이 재미있는 장면들이 나왔는데, 역시 이런 장면을 주도하는 것도 바로 주원이었습니다. 라임이 보고 싶어 '복근드립', '팬티드립', '변비드립'을 하던 주원의 모습도 재미있었고, 특히 엑스트라로 영화촬영에 참가했던 주원은 압권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옷발, 화장발이 중요한 모양입니다. 코옆에 점하나 찍고 가발씌우니 현빈도 영락없는 '포졸 1'이 되더군요.
거기다 촬영중에 같은 편인 임감독을 찌르지 않나, 화살맞고 쓰러지면서도 마른자리, 진자리 가려눕는 동급최강 엑스트라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임감독에게 '아랍' 운운하며 깐죽되던 주원 때문에 깔깔 웃으며 지켜봤습니다. (아...저 시절에도 레게 머리가 있었나요? ㅎㅎ 일명 '라이방' 선글라스끼고 나타난 주원도 정말....^^;;)

또한 항상 진중하던 임감독의 술취한 모습을 보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 역시 술이 들어가니 평소에 표현도 못하던 본심을 살짝 살짝 드러내더군요. 주원과 서로 견제하느라 바쁜 모습을 아주 흐뭇하게 지켜봤습니다.(라임의 대본 녹음시켜주던 목소리 너무 좋더군요.ㅎㅎ)

더 웃긴 것은 주원과 임감독이 라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으르렁거리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오스카에게 라임을 빼앗겨(?) 버렸다지요. 라임에게 날리는 오스카의 닭살 돋는 멘트 정말 손발이 다 오그라들 것 같더군요.^^ 그래도 이런 멘트는 오스카가 아니면 누구도 소화 못 시킬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10회 마지막 장면에서 라임은 또 한번 상처를 받을 것 같습니다. 주원 엄마의 말도 상처가 되겠지만, 주원이 내뱉은 말(지금 잠깐이라는 말) 때문에 또 마음이 아플 듯 합니다. 주원 역시 지금은 잠깐 사귀다 관둘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가 걸린 '증후군'으로 봐서는 말처럼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어제 새벽까지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두편이나 보고 잤답니다. 두 영화 모두 남녀주인공이 본격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은 바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어떤 비밀을 상대방에게 털어 놓을 때더군요. 아마 라임이 주원에 대해 본격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려면 주원이 가지고 있는 비밀(트라우마)에 대해 주원 자신이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내 이름의 김삼순'에서 현진헌(현빈)이 자신의 사고에 대해 김삼순(김선아)에게 털어놓았던 것처럼 말이지요.

오늘도 저의 부족한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즐거운 한 주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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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칼촌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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