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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왜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다시 바뀌었을까?



시크릿 가든 8회에서 가장 큰 사건은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다시 본래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장면들도 많이 연출되기도 했고, 드디어 윤슬과 오스카가 헤어진 이유를 알 수 있었던 한 회였습니다. 또한 주원이 몰랐던 주원 엄마와 정신과 의사에 대한 사실, 라임의 가족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8회를 보고 나서 제게는 두가지의 의문이 생기더군요. 하나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오스카가 했던 '인어공주' 이야기와 또 하나는 왜 지금 시점에서 다시 두사람의 영혼이 바뀌게 되었냐는 것입니다. 작가가 매 회마다 복선을 깔아두는 탓에 작은 장면이라도 그냥 허투루 넘길 수 없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인어공주' 이야기와 영혼이 왜 다시 바뀌었나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인어공주 이야기는 어떤 의미일까?
이미 제주도에서 주원이 라임에게 '인어공주'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결혼할 여자와 적당히 데리고 놀다 버릴 여자, 이 두 부류 사이 어딘가에 라임이 존재한다며, 라임에게 '신데렐라'가 아닌 '인어공주'로 있다 물거품처럼 사라져달라고 하지요.
이번에도 이 '인어공주' 이야기가 오스카의 입에서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분명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주원에게는 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인류 최초 세컨드 이야기'로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사랑하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는 이야기겠지요.

만약 이 이야기의 결론대로라면 라임(인어공주)은 주원(왕자)을 사랑하지만 결혼을 하지 못해 물거품처럼 사라질 운명, 어쩌면 비극적인 결말을 의미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의 주원과 라임은 인어공주 속의 주인공들과 다른점이 있습니다. 동화속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그 아리따운 여인(사람이 되기전 인어공주)을 이상형이라 생각하고 잊지 못해 곁에 있는 인어공주가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른 공주가 바로 자신이 찾던 그 여인이라고 착각하여 결혼을 하게되고 결국 인어공주는 물거품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만약 왕자가 자신이 찾던 여인이 바로 곁에 있는 인어공주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인어공주가 물거품으로 사라지지는 않았겠지요.
 
이번회에서 이미 주원은 자신의 이상형이 36-24-34의 드림바디를 가진 미스 코리아(윤슬ㅎㅎ)가 아니라 작고 까무짭짭하고 몸에 상처가 있어 미스 코리아에 못나가는 여자(라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이미 주원의 이상형은 왕자가 꿈꾸던 여인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곁에 있는 라임(인어공주)임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목소리를 댓가로 혀가 잘려 사람으로 변한 인어공주의 삶과 고통을 전혀 몰랐던 왕자와는 달리 주원은 영혼이 바뀌면서 아버지를 잃은 라임의 삶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간접적으로 자신의 세금이 라임을 살렸다는 말에 좀 더 많이 낼 걸 그랬다고 말할때 주원은 이미 그녀를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또한 코믹하게 그려지긴 했지만 주원 엄마가 내밀며 떨어져나가 달라고 했던 부분이나 주원의 정신과 주치의를 만나 주원이 나누었던 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원 자신 몰래 엄마가 뒤에서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또 라임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주원은 분명히 알게 됩니다. 자신을 사랑하면 - 주치의가 말했던 - '지구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될 라임이 마음 아파지고 또 그녀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사랑하는 사람 하나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지요. 두사람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주원은 라임이 처하게될 상황을 이해하고 보호해 주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미 인어공주 이야기속 왕자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주원을 볼때 그는 라임을 단지 '물거품처럼 사라질 인어공주'나 '세컨드'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작가가 모티브를 인어공주에서 따오긴 했겠지만, 저는 작가가 단순히 그 이야기대로 풀어나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번씩 꼬아주고, 꼬집어주는 맛이 있어야겠죠? ^^

왜 다시 영혼이 바뀌게 되었을까?
이전 리뷰(☞이전글 바로가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영혼바꾸기는 '인디언 썸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8회 마지막에서 예상과 같이 비가 퍼부으면서 두 사람의 영혼이 다시 바뀌게 되었는데, 제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이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바뀌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저는 영혼이 제자리를 찾기 직전 경찰서에서 나누었던 주원과 라임의 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넌 변한게 하나도 없어. 비닐 봉지보다 못한 가방들고 내 앞에 나타날때나 지금이나 넌 단 5분도 내 생각은 안해"
"내가 잘못한 건 알겠는데, 이건 니몸이잖아. 김주원씨"

백화점에서 일명 '변태손님'에게 주먹을 날린 죄(?)로 경찰서에 잡혀온 라임(현빈)에게 주원(하지원)이 했던 말입니다. 이 대사는 주원이 백화점 탈의실에서 했던 말과 비슷하지요.
예전에는 주원이 라임의 가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라임 자체에 대해 이해하는 단계로 넘어왔습니다. 반면 라임은 여전히 주원을 단지 자신과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인식만 있었을 뿐 여전히 주원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주원은 자신에 대해 단 5분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화를 내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이 대화에서 라임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라임은 순순히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합니다. 거기다 '이건 니몸이잖아'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비꼬는 대사로 들을 것이 아니라 라임 역시 주원을 걱정하고 배려하기 시작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주원이 유치장에 갖히게 되면 몸도 힘들겠지만 무엇보다 주원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라임이라면 그냥 몸으로 떼울 일이지만, 주원이라면 그래선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라임이 저런 말을 했다고 봅니다. 이것이 바로 주원이 바라던 자신에 대한 배려가 아니였을까요?

이 경찰서 장면에서 영혼을 다시 바뀌게 한 것에는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어떤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즉 라임 역시 주원의 상황을 이해하는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짧았던 '인디언 썸머' 즉, 영혼 바꾸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두사람은 함께 이해하는 단계에 들어섰으니 앞으로 고난과 역경(인디언 썸머가 끝나고 찾아올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겠지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라임 역시 주원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주원이 앞으로 배풀 어떤 호의나 도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건데, 앞으로 뭔가 특별한 사연(예를 들어 주원과 라임 아버지와의 인연)이나 계기(사고나 병)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라임의 아버지가 중요한 키를 들고 있을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재미있었던 장면들
이번회의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박상무가 나왔던 부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사인에 유난히 집착을 보이는 박상무와 사인에 하트를 선보인 라임(현빈)과의 한판(?)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박상무님 꿈과 야망은 크신데, 너무 허술하신 것 같죠? 라임때문에 아마 주원이 다시 백화점에 돌아와도 아주 머리속이 복잡할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라임이 본의아니게 주원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봐야겠지요?

그리고 경찰서에서 나온 라임(현빈)과 오스카와의 키스사건 이후 사우나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일들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아주 박장대소를 했답니다.(가슴까지 수건두르고 목욕탕에 들어오던 현빈의 수줍은 연기와 몸매자랑하던 윤상현의 연기 너무 웃겼습니다.ㅎㅎ)


글을 마치며
다른때와 마찬가지로 리뷰를 쓰는데 꽤나 머리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번 8회가 최고봉이었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주원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나 라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듯 합니다. 주원과 라임은 이제 서로의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할 준비가 되었으니 어떻게 드라마가 전개될지 아주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저는 굳게 믿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결국 주원 역시 한 여자의 사랑을 얻을려고 하는 한 남자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