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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시크릿 가든

시크릿가든, '쩍벌녀'된 라임과 '다소곳남'된 주원의 좌충우돌 몸적응기


시크릿 가든 6회에서는 영혼이 바뀐 주원과 라임의 본격적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었고, 거기다 남자와 여자로 역할이 바뀐 현빈과 하지원의 코믹한 연기 또한 즐거움을 선사했던 것 같습니다.

주원의 영혼이 들어간 라임은 '삐뚤어질테다'를 제대로 보여줬고,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 주원은 아주 예의바르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남녀의 차이를 영혼이 뒤바뀐 주원과 라임의 행동과 말에서 보여주기도 하고, 신분의 차이를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제가 이전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나중에 극을 풀어가는 단서 혹은 복선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바로 CF 감독인 윤슬과 무술감독인 임종수 사이의 대화에서 알 수 있었듯 작가의 사회, 연예계에 대한 신랄한 '꼬집기'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6회에서도 눈여겨 봐야할 장면과 대사가 나오더군요.

이번회는 주원과 라임의 손짓, 몸짓, 발짓 하나 하나가 참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였습니다. 제가 아주 즐거워했던 영혼이 뒤바뀐 두 사람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한번 구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쩍벌녀'된 라임과 '다소곳남'된 주원
이번 6회에서 가장 중점이 되었던 것은 바로 여자가 된 주원과 남자가 된 라임의 말과 행동이었습니다.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그들의 영혼이 바뀐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걸음걸이나 손짓, 몸짓을 보기만 해도 남자와 여자의 특징들을 참 잘 잡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혼이 바뀐 두사람은 방법을 찾아보려 하지만 마땅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혹시 '미녀와 야수', '개구리왕자' 처럼 키스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까봐 주원과 라임은 키스를 감행합니다. 소심하게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주원은 짧은 쪽키스를 해보지만 영혼이 되돌려지지 않았네요.(중간 까마귀의 울음소리 웃겼습니다.ㅎㅎ) 그러자 (주원의 영혼이 들어간)라임이 과감하게 목을 끌어당겨 긴~키스를 시도해봅니다. 결과는 무용지물이었지만 그래도 서로의 감정을 조금 확인했겠지요? ^^

까칠하고 건방진 주원의 영혼이 들어간 라임, 평소와 다르게 임감독을 만나서 아주 건방지게 '쏘리~'를 날려줍니다.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던 주원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던 장면입니다. 갑자기 돌변한 표정으로 마치 진짜 주원의 영혼이 들어간 것 처럼 보였던 하지원의 표정연기가 참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던 우상 오스카와 마주한 라임(실제 모습은 주원이지요.^^)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줬던 현빈의 연기도 아주 즐겁게 보았습니다.

영혼이 바뀐 주원과 라임은 어쩔 수 없이 거의 매시간을 꼭 붙어다니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다른 행동과 말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아주 의아해 하지만, 보는 시청자는 아주 즐겁네요. 남자처럼 다리를 쩍벌려 앉게된 라임과 다소곳하고 공손해진 주원의 상반된 모습을 한동안 계속 볼 수 있겠지요?

영혼이 바뀌고 나서 알게 된 것들
영혼이 바뀐 두 사람이 조금씩 알게된 서로의 차이들이 코믹하게, 때론 애잔하게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라임은 새롭게 브래지어를 입는 법부터 배워야하고, 주원은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법도 알아야하고 면도도 해아합니다. 두 사람은 영혼이 바뀐탓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참 당황스러워 합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장면은 자꾸만 흘러내리는 브래지어끈을 제대로 해주려다 오해받았던 일과 주원이 직접 브래지어 착용법을 알려주던 장면이었습니다. 안하겠다고 짜증부리던 라임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이해하고, 남자의 마음은 남자가 이해한다고 했던가요? 임감독과 마주한 라임은 단박에 임감독이 라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또한 CF 촬영장에서 윤슬이 했던 실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주원은 윤슬이 오스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영혼이 바뀌기전에 절대 눈치챌 수 없었던 감정을 이 두사람은 영혼이 바뀌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6회에서 가장 애잔하게 봤던 장면이 바로 주원의 영혼이 들어간 라임이 상처와 멍투성인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장면이었습니다. 주원은 아마 이 상처와 멍들을 보면서 라임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는지, 자신과 다르게 살아온 그녀를 가슴 아프게 생각했을 듯 합니다. 이번회에서는 영혼이 바뀌면서 알아가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주원이 한발짝 더 앞서나간 듯 합니다.

  
주목해야할 장면과 대사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 드라마는 작은 부분이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주목해야할 장면과 대사들이 참 많습니다. 이번 6회에서는 '신비가든'의 아주머니, 즉 라임의 아버지가 나왔던 장면과 오스카가 주원과의 대화에서 언급했던 '그 사고'라는 대사입니다.

참으로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죠? 신비가든 아주머니의 정체가 누구인지...
제 예상대로 라임의 아버지였습니다. 딸이 걱정되어 주원과 영혼을 바꿔치기하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번회에서 라임의 아버지가 했던 대사를 특히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자네한텐 정말 미안하네. 이렇게라도 딸을 살리고 싶은 못난 부정을 자네가 이해해주게."

처음에 단순히 차이가 많이 나는 주원과 사랑을 시작하려는 딸이 가슴 아플까봐 영혼을 바꿔치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을 보니 뭔가 다른 큰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물리적인 이유인 것 같은데, 제 예상으로는 라임이 암이나 백혈병 같은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5회에서 신비가든 아주머니가 주원에게 어디 아픈데는 없냐, 암이나 백혈병 이런 것 걸린거 아니냐고 물어본 것이나 라임의 몸에 멍이 가득하던 장면을 유추해보면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요?  황당한 상상이긴 하지만, 혈혈단신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딸이 몹쓸병에 걸리면 흔히 말하는 '골수이식'같은 것도 못해주기 때문에 죽은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딸을 살리기 위해 주원의 몸을 빌리는 것 뿐이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주원과 오스카의 대화에서 오스카가 언급했던 '사고'가 무엇인지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 사고로 인해 주원이 '(폐소)공포증'이 생기고, 자신의 약한 모습을 감추기위해 지금처럼 까칠하고 건방진 성격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스카의 대사에서 그 사고 이전에는 주원이 꽤나 다정다감했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었거든요.

글을 마무리하며
6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건은 바로 영혼이 바뀐 주원과 라임의 코믹하고 즐거웠던 적응기였습니다. 하지만 라임의 아버지가 왜 주원과 라임의 영혼을 바뀌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단서도 제공되었다고 봅니다. 제가 예상한 것이 맞다면, 드라마의 진부한 설정 중 하나인 여주인공의 시한부인생을 작가가 어떻게 또 꼬집을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전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일 것이라 짐작하고 있지만, 주원과 라임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리거나 포기해야할 것이 있겠지요?

※모든 캡쳐장면의 저작권은 해당방송국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