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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

닥터 챔프, 내게는 너무나 미안한 드라마

이제 다음주면 끝날 이 드라마를 지금에야 내가 리뷰를 하는 이유는 그동안 나의 성스 사랑에 밀려 예쁜 드라마를 뒷전에 뒀다는 미안함과 성스가 끝나버린 지금 나의 허기(?)를 채워줄 드라마는 그래도 이 '닥터 챔프'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거기다 드라마 OST도 참 듣기 좋다. 요즘 성스OST, JYJ와 더불어 여기 나오는 배다해와 바비킴의 노래도 즐겨듣고 있다.
변명같겠지만, 성스가 아니였으면 난 아마도 이 '닥터 챔프'와 사랑에 빠졌을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 역시 아주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내겐 너무 예쁜 드라마이니까.

오늘 아침 오랜만에 여유롭게 '닥터 챔프'와 '매리는 외박중'을 연속으로 시청하였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은 컸지만, 내 가슴을 울리는 것은 역시 '닥터 챔프'였다.
닥터 챔프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긴 힘들지만 내겐 영상미가 아름다운, 잔잔하고 순수한 드라마로 인식될 것 같다. 단순히 '태능선수촌'을 배경으로 국가대표 선수들과 의사들의 이야기만은 아니였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PPL(간접광고) 부분은 참으로 마음에 안들지만, 그 부분은 그냥 안보면 그만이니까.

드디어 지헌이 연우에게 키스를... 어색해하던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예뻤던 장면


처음에 의무실장 이도욱역을 맡은 엄태웅을 봤을때, '이거 완전 닥터 하우스아니야?'라고 생각했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실력은 엄청 뛰어난데, 까칠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비꼬기 좋아하고...
그런 나의 편견은 몇 회가 지나면서 점점 사라졌다. 역시 '엄태웅'이었다. 예전 '선덕여왕'을 봤을때도 넉수구레한 김유신이 참으로 마음에 안들었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그에게 빠져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의사 김연우역을 맡은 김소연도 마찬가지다. '검사 프린세스' 이후 난 그녀를 다시보게 되었다. 전작 '아이리스'는 보지 않아 뭐라 이야기할 순 없지만, 그 옛날 영화 '체인지'에서의 그녀 모습이 너무 오래 기억되고 있어 그녀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의사로서 최선을 다할려는,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어쩌면 꽉막힌 것 같은 그녀...매력적이다.

그리고 유도선수 박지헌역을 맡은 정겨운은 사실 처음보는 배우라 그저 근육질 몸매로 승부하는 줄로만 알았다.(사실 근육질 몸매가 플러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운동선수 역할이니까...)
정겨운 또한 회를 거듭해 갈 수록 풋풋하고 순수한 박지헌을 아주 닮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헌이라는 인물은 덩치는 엄청 크고 우락부락할 것 같은데, 너무 순진한 모습(초딩모습마저 귀엽다) 많이 보여줘서 참 예쁜 캐릭터이다. 친구에 대해 의리도 있고, 사랑에 대해 저돌적이긴 하지만, 너무 순수해서 좋다.

수영코치 강희영역을 맡은 차예련이라는 배우 역시 이 드라마에서 처음 봤었다. 이름은 인터넷 신문기사에서 종종 들어봤지만, 실물로 이렇게 드라마에서 보긴 처음이었다.
선수출신 코치답지 않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마른 그녀, 이도욱(엄태웅)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녀, 너무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그녀 마저 지난회(13회)에서 모든 것이 용서가 되었다.
의무실에서 이도욱과 강희영이 나누었던 눈물의 대화는 너무나 가슴 절절했다. 그녀가 그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이유가 이도욱에게 더 이상 웃음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라니...하... 감동이었다.(이 장면에서 엄태웅씨 또 울면서 콧물 흘렸다. 이분은 눈물씬에 항상 콧물이...ㅎㅎ)

이외 다른 운동선수들 모두 참으로 정겹다. 최근 들어온 싸가지 고범 선수마저도...특히 지금 경기중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유상봉(정석원) 선수는 정말 멋지다. 처음에 박지헌 선수랑 말도 섞지 않고 운동밖에 모르는 냉정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친구 박지헌을 아끼고 사랑했던 멋진 유도 선수였다.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 박지헌과의 경기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는 절망에 빠진 사람이지만, 13회에 병원에서 보여준 그의 이야기들은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적이었다. 이제 재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니 아마 머지않아 친구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것이라 기대한다. 그는 대인배니까...

자신이 당한 사고후 처음으로 스케이트장을 찾은 도욱, 연우와 함께 처음으로 활짝 웃어 보이다


오늘 봤던 14회에서 제일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도욱이 자신의 사고 이후 처음으로 연우와 함께 스케이트장을 찾았던 장면과 마지막 '또다른 내부고발'로 인해 괴로워하던 연우가 지헌을 불렀던 그 장면이다.
스케이트장에서 이도욱이 처음으로 활짝 웃어보였다. 자신이 사고를 당했던 그 곳, 태능선수촌에 와서도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그 곳에서 말이다. 아픔이 많은 사람이라 항상 가시돋히고 비꼬는 말투로 자신의 감정을 숨겨왔지만, 이 순간 만큼은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어떤 장막을 벗겨버리고, 그저 그 옛날 사고를 당하기 전 이도욱으로 돌아가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제서야 이도욱은 자신을 옭아메고 있던 그 사고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박지헌씨!" 이제 연우와 지헌은 더이상 우정이 아닌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까?


또 다른 명장면이었던 14회 마지막...
수영선수의 조직검사 문제로 김연우는 이도욱과 의견차를 보이게 되었다. 이도욱과 강희영은 선수출신 이므로 선수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니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로만 살아온 김연우에게는 이런 상황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처음에 살짝 짜증이 날려고 했다. 김연우 또 사고치는구나...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녀는 의사이고, 의사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또 다시 '내부고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 것 같다)

그 문제로 괴로워하며 술을 마시던 연우는 지헌을 불러낸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저 자신이 맞다, 자신이 잘했다고 말해달라고 한다. 말 잘듣는(?) 지헌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맞았어요', '잘했어요' 이야기해준다. 자꾸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연우에게 다시 한번 자신이 이름을 부르면 자신이랑 친구 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지헌에게 연우는 마지막으로 또 "박지헌씨!"를 부른다. 이제 그들은 우정이 아닌 사랑으로 나아가게 될까?

난 개인적으로 연우와 지헌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연우가 도욱을 좋아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 점점 그 좋아하는 감정이 남녀사이의 감정이 아니라 의사로서, 인생 선배로서 그를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변해가는 것이 느껴진다. 도욱 역시 그녀에게 비슷한 감정일 것이란 생각이든다. 아마 연우라면 도욱과 희영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어하지 않을까?

이제 다음주면 이 사랑스런 드라마도 끝이난다.
본격적인 내 사랑(?)을 쏟아주지도 못했는데 끝이라니...점점 더 미안한 생각이 든다.
어떤 막장 요소도, 불륜도 없는 이 드라마...너무 깨끗하고 순수해서 그런지 예쁘게 지켜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근래에 보기드문 연기도, 편집도, 영상도 모두 괜찮은 드라마이다.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제작진 역시 남은 2회, 지금처럼 예쁘게 마무리해주길 바란다.
닥터 챔프...내 기억속에 순수하고 예쁜 드라마로 오래 남게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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