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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HOLIC

구미호와 나상실은 동일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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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오랜만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드라마에 푹~바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드라마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탓에 '미남이시네요' 이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드라마가 바로 이 드라마입니다.
현재 4회까지 방영되었는데요, 전 이 드라마를 볼때마다 홍자매의 또 다른 드라마인 '환상의 커플'이 생각납니다.(전 홍자매 드라마 중 '환상의 커플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ㅋㅋ)
특히 여주인공인 '구미호(신민아 역)'와 '나상실(한예슬 역)'은 너무나 캐릭터가 흡사해서 미호를 볼때면 자꾸만 나상실이 오버랩되는 부작용(?)이 있더군요.
그래도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인지라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구미호와 나상실의 유사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졌던 삶을 살았던 그녀들

구미호는 몇 백년동안 삼신각 그림속에 갖혀있던 여우였지요. 차대웅(이승기 역)의 도움으로 봉인에서 풀려 인간세계로 나오게 되는 인물입니다.
구미호는 상상속의 인물이지만, 이 드라마에선 인간세계로 떨어진 현실 속의 인물인 것이지요.
하지만, 인간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그림속에 갖혀 지내왔고, 절을 오고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듣은 지라 현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신기하고 또 새롭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반말을 하고 어이 없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지요. 예를 들어 "짝짓기"같은 단어들...^^
그리고 순수하리 만큼 직설적인 표현들 많이 하지요. 가끔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오고가긴 합니다만...

조안나로 살던 나상실이 기억을 잃고 장철수(오지호 역)의 집으로 오게 되었을때 그녀는 완전 새로운 세계로 들어선 것이었습니다.
전기장판, 짜장면, 막걸리 등등 그녀에겐 모든 것이 생소하고 낯선 현실이었습니다.
나상실은 거짓말을 못하는 인물이었지요.
구미호처럼 어쩌면 현실에 때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즉, 그림속 구미호(여우)와 나상실의 원래 모습인 조안나는 둘다 현실과 동떨어진 별세계에 사는 인물이었던 것이지요.
구미호의 그림속 여우로써의 삶 = 조안나의 삶
인간세상의 미호로써의 삶 = 나상실의 삶

과 같지요.
환상의 커플에서 점점 나상실이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동화되어가는 모습들을 그렸었지요.
아마도 구미호도 이 드라마에서 차츰 인간세계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그릴 듯 합니다.


사랑에 집착하듯 집착하는 그녀들만의 음식이 있다

드라마 속 구미호는 고기에 집착합니다. 특히 쇠고기...쇠고기를 보면 사죽을 못쓰지요.ㅋㅋ
그리고 인간세계에서 처음 맛보았던 것이 바로 뽀글거리는 음료수, 사이다였습니다.
나상실 역시 짜장면에 완전 집착했었지요.^^ 
그리고 우연히 맛본 막걸리에 반했던 기억이 납니다.
즉,
구미호의 쇠고기 = 나상실의 짜장면
구미호의 사이다 = 나상실의 막걸리
와 같은 것이지요.

환상의 커플에서 짜장면과 막걸리는 장철수와의 사랑을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매개체였지요.
아마 이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도 쇠고기와 사이다는 구미호와 차대웅의 사랑을 연결해줄 중요한 요소가 될 듯 싶습니다.
구미호와 나상실이 느끼는 배고픔이 아마 '사랑'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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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정말 환상의 커플을 보면서 짜장면을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
한예슬 얼굴만 보면 짜장면 생각이나 죽을 듯 했던 기억이 납니다.
(드라마 방영 당시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정말 미치는 줄 았았답니다.ㅋㅋ)


그녀들의 소중한 것을 담보로 잡혀두다

구미호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여우 구슬을 차대웅에게 줍니다. 
나상실 역시 자신의 기억(조안나로써의 삶)을 잃어버려 과거 자신을 쬐금이라도 알고있던 장철수에게 자신을 맡기게 됩니다. 
이 두 인물 모두 자신의 소중한 한 부분을 남주에게 맡겨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미호의 여우 구슬 = 나상실의 기억

그리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드라마 4회에서 차대웅의 건강상태가 그 여우 구슬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암시했습니다.
이 구슬을 핑계(?)로 차대웅의 곁에 머물고 있는 구미호...만약 대웅이가 건강을 되찾게 되면 바로 그 구슬이 필요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대웅이에게 달라붙어있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나상실이 기억을 되찾으면 장철수 곁에 남아있지 못하게 될 것 처럼 말이지요. 
구미호가 구슬을 되찾게되고, 나상실이 기억을 되찾게되는 것은 바로 '이별'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역시 후반부에 가면 눈물바람이 불게 될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이런 공통점때문일까요? 전 구미호가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워낙 사랑했던 '나상실'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여신같은 신민아의 아름다운 미모탓도 있습니다만, 너무 예쁜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홍자매는 여자 주인공들을 너무 매력있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합니다.
크게 히트작이 없었던 신민아도 아마 이 드라마가 끝나면 많은 인기를 얻게될 것 같습니다.
쾌걸 춘향의 한채영,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 쾌도 홍길동의 성유리, 미남이시네요의 박신혜가 그랬듯이...

전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드라마를 보게되서 기쁩니다.
이승기의 능청스런 연기도 재미있고, 꽃중년 성동일-윤유선의 로맨스도 즐겁습니다.
역시 홍자매라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네요.
머리 아프지 않고 즐거운 드라마를 찾으신다면 이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